03. 잠시만 안녕
서로에게 의지하며 잘 버텨내고 있는 '남다른 에너지'와 굳건히 이겨내고 있다는 '무한한 원동력'을 믿고 있던 우리에게 예기치 못한 또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무급휴직'.
회사는 감당할 수 없는 인건비와 세금 체납 등으로 '정말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지 과감한 결단을 감행했다.
그 계획안은 한 달의 기간 동안 약 10일간의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각 부서별로 1명의 담당자는 계속 근무하되 출근하는 날은 서로의 업무일정에 맞춰 협의하여 출근 스케줄을 짜기로 했다.
나는 '회사가 드디어 정신을 차리나?' 라는 조금의 희망적인 생각과 동시에 무급휴직을 하게 되면 한 달가량동안 그녀를 못 본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마음이 허전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었다. 무급휴직을 시행한 후의 상황에 맞춰 급여액을 계산해 보니 약 20%가 넘게 줄어들어 실생활에서 맞이할 타격감을 생각하니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무급휴직을 시행하면서 회사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면 그걸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순조롭게 상황이 흘러가나 싶었지만, 타 부서들은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무급휴직에 동참하지 않았고, 관리직에서는 중요 관리 인원 2~3명과 우리 부서만 정상적인 무급휴직을 시행하게 되었다.
그녀와 나도 해야 할 업무가 많았기에 정상적인 무급휴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기도 했지만, '이제 와서 뭐 어쩌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뒤, 회사에서는 예정대로 무급휴직을 시행하였다.
그녀가 없는 적막한 사무실에서 혼자 근무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의 진심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울적하게 만들었고, 하루가 괜찮다가도 또 하루는 그녀의 빈자리를 바라보니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녀와는 카카오톡으로 계속 소통을 하며 업무적인 내용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이야기 끝에는 항상 "차장님이 없으니까 너무 외롭고 우울해요 ㅠㅠ" 라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는 애교 섞인 문장에 내 마음도 동시에 울적하게 혹은 그녀를 보고 싶은 마음들로 하루하루를 채워져 갔다.
6월 초, 그녀의 생일이 있다는 것을 일주일 전부터 발견하고는 생일 당일 점심시간에라도 그녀에게 맛있는 밥을 먹이고 선물을 전달하고 싶어 만나기로 했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왜 이렇게 반가웠던 건지..
서로를 글썽거리는 눈망울로 바라보곤 했던 우리.
카카오톡으로 매일 연락하긴 했지만, 메신저로는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펼쳐놓으며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면서도 그래도 우린 잘 이겨내고 있다며 서로를 다독여주던 우리.
잠시 힘든 이별의 여정이 있었지만, 그 여정이 있었기에 우리는 더 단단해져 가는 '함께하는 공식'을 실행하고 있었다.
'잠시만 안녕'이 아닌 아주 잠시만 '서로'를 위한 '안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