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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29.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세대 충돌

세대 차이란 말은 익숙하기도 하고 자주 사용하지만 세대 충돌이란 말은 어딘가 모르게 낮설고 , 세대차이란 용어보다 다소 부정적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90년대에 승무원이 되어서  40년대 후반및 50년대 출생하신 선배 사무장님들과 6~70년대 출생하신 직속 선배 및 선배 여승무원들, 그리고 8~90년대 태어난 후배 남 녀 승무원들과 함께 비행해 오면서 세대차이를 늘 느끼고 있습니다.

15명 정도로 구성된 팀을 살펴보면 늘 이러한 구조속에서 비행근무를 하게 되는데, 팀장의 입장에서 보면 뚜렷한 세대 차이를 느낄수 있습니다.

이런 세대차이는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현상이 자주 일어나면서 소통이 어렵거나 가끔은 세대간의 충돌이 일어납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물을 봐도 느낌이나 인식하는 방법이 달라서 가끔은 갈등으로 번져 조직 내에서 문제가 되어 , 결국 세대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승무원의 입장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식한다면 각양각색의 문화환경에서 자라온 다양한 인종과 국적,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승객과 소통을 할 때에 규정과 절차에만 집착하다보면 사소한 불만이나 갈등을 일으킬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코노미 좌석의 등받이 문제인데, 과거에는 승객간의 기본적인 배려로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문제였는데 , 지금은 앞 뒤 승객의 성향이나 연령대에 따라서 문제가 되곤 합니다.

앞좌석에 앉은 비교적 젊은 나이의 승객이 등받이을 젖히자 뒷 좌석의 나이가 약간 지긋하신 승객이 불편을 호소합니다.

뒷 좌석의 승객이 등받이를 조금 세워 달라고 하자 앞 좌석의 젊은 승객이 권리를 주장합니다.

배려를 요청한 승객과 권리를 주장하는 승객간의 갈등이 발생합니다.

중재에 나선 승무원이 오히려 화(?^^)를 당하기도 하는것이 요즘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결국 기내식을 먹는 동안에는 좌석 등받이를 모두 세워 달라고 하는 다소 어정쩡한 결론으로 가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세대차이란 단순히 '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지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대 충돌은 갈등이나 분쟁으로 갈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는 세대 충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합니다.


한때 ' 성 희롱' 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금은 성범죄로까지 그 심각성이 커졌습니다.

제가 입사 했을때만 해도 고참사무장이나 선배 여승무원들이 성적인 이야기나 에피소드를 그냥 대화의 양념 정도로 생각하기 일쑤였습니가.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성적인 농담이나 가벼운 멘트가,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꼈느냐의 여부에 따라 언어폭력이 되고 성희롱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거 세대에 익숙했던 성적인 농담이 다음 세대에겐 성희롱이 되어 버린겁니다.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지 못했던 선배 사무장들은 불명예 스럽게 퇴사를 하거나 징계를 당하게 되었고, 결국은 조직 문화에 새로운 긴장과 갈등이 되어 남녀승무원의 관계가 동료 이전에 조심스러운 관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당연한 이유였지만 세대간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했던 당사자들에겐 서로 상처가 는 결과가 되었습니가.

물론 상대방이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농담은 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동료라는 공감이 형성 되었다는 관계에서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 조차도 용납이 안되는 세대간의 차이 갈등 충돌이 조직의 문화를 긴장된 분위기로 만든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입니다.

세대 충돌로 이어진 세대차이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가 어떤 모습으로 인간 관계에 나타날 지는 아직도 알수 없습니다.


세대차이로 인한 세대 충돌은 승무원 조직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 계층에서 일어납니다.

성희롱 뿐만 아니라 상하관계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장과 부기장의 상하 관계가 비행중에는 안전을 위해 수평적 관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비행중 기장의 실수를 지적하지 못하던 과거의 분위기에서 부기장이라 할 지라도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지체없이 기장에게 말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 어디 건방지게 부기장이 함부로~~' 라고 하는 기장은 더이상 버틸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나 차이를 인식 하지 못하는 기장은 부기장과 충돌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기장 스스로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안전 운항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변화라 할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지적한 아시아 항공사의 조종사 문화에서 지적된 PD 지수(권력거리)가 세대간의 인식 차이에서 가벼운 충돌이후 안전을 더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었습니다.


' 자~ 모두 원샷~ 잔 비워~' 라고 하는 사는 어느날 본인은 모르게 후배 직원들의 단톡방에서 꼰대 내지 똘아이로 지칭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상명하복의 시대에 찌들어 있던 과거세대로 남아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세대에게 언제 반격을 받을지 모르는 신세가 될지도 모릅니다. 


권위의 상징이었던 기장이 자연스럽게 부기장의 의견을 묻고, 장 상사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시고 떠들던 직장 내 회식 문화가 부하 직원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공경의 대상이었던 어른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조금의 피해를 주게되면 당당히 따지고 주장하는것이 옳다 라고 인식하는 요즘 세대..

무엇이 옳은지는 알수 없지만 그들을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이해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과거세대는 요즘세대를 이해하고 배우고, 요즘세대는 과거세대의 변화를 조금 기다려 줄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 세대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거 같습니다.


회사와 고객의 관계도 다양한 성향과 연령층으로 인해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비지니스 환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회사는 고객의 다양한 NEEDS 를 신속히 파악하여 개선할것은 개선해야하고, 고객은 회사의 대응이나 절차에 호통이나 불평을 하기에 앞서 제언을 통해 기다려 주는 여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팀에는 저와 30살 차이 나는 막내가 있습니다.

제 딸과 불과 5살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막내에게 회사의 규정과 절차만 내세워 지적하고 야단만 친다면 ,고등학생이 가출하는 것처럼 마음속에 불만만 가득해 지지 않을까요?

배우는 것은 학생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30살 차이 나는 막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려고 하고 알려고 하지 않으면 세대간의 충돌은 서서히 닐어 날겁니다.


50이 넘은 나이에 요즘 노도 듣고,  요즘세대가 좋아하는 책도 읽으며 가끔 인스타에 접속하는 이유가 세대 충돌을 피하기 위한 나의 작은 노력이라 생각하면서...


코로나가 끝나 빨리 젊은 세대들의 생각과 문화를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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