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중고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삶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인간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사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 별일인 현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거나,
먹고사는 게 팍팍하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다
또한, 살아보니
삶이 우리의 짐이 되는 걸
주저하지 않는 것도 알 테다
거기에 무슨 사랑타령인가,
별 것 아닌 것들 가운데
사랑은 팽개쳐둬도 안 될 건 없다
그러나,
삶에 옵션 하나 얹는 것과 같아도,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 한다
사랑 이외, 우리의 팍팍한 삶을
위로할 것이 달리 있는지 모르겠다
단지, 사랑이 삶에 해가 된다면
삶과 같이 가지 않기에
마치 꽃이 피고 지듯
그 사랑이 오래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게 꽃이고,
사랑인 건 부정할 수 없으며,
삶 전체를 아우르는
그 잔영을 생각하면, 훗날
그저 먹고살다 간 삶이
아니어서 다행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