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개는 자각하지 못하지만

모르면아픈사랑Q

by 어뉘


대개는 자각하지 못하고, 그 여부가 사랑을 좌우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아니어도, 사랑하는 이는 특별한 능력(본능)을 갖고 있다. 그 특별한 능력은 무엇인가?

가. 경제력
나. 추진력
다. 분별력
라. 친화력






부스럼:

각각의 보기는 모두 소용이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그가 제대로 가져야 할 능력은 그대가 왜 그의 사랑이어야 하는지, 왜 그대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타인들 사이에 함부로 섞여 있는 그대를 구별해내는 능력이다.

사랑이 아니라 번식이긴 하지만, 인간이 짝짓기를 하는 메커니즘은 BBC에서 4 편의 시리즈로 방송한 다큐멘터리, ‘Human Instinct’의 3편, ‘Deepest Desires’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원시적인 생존기술의 도태, 그리고 동물적 기능의 퇴화와 함께 짝짓기의 행태도 즉물적으로 변해왔다. 덕분에 본능적 변별력의 약화에 따른 실수 또는 착각이 흔하긴 하다. 그만큼 사랑을 앓는 이들이 많다는 뜻인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대를 타인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의 분별력에 대해 늘 칭찬해줘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경제력>은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교제>에는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당장의 사랑에 있어서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경제력은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으로 자주 착각하게 한다. 그대가 불특정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관심종자’가 아니라면, 그저 <사랑하는 두 사람>으로 보이는 데는 짧은 처마 밑 아래 나란히 서서 마시는 자판기 커피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랑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서비스에 로그인한 것이 아니다. 보여주거나 과시할 까닭이 없다. 그러지 않아도 그대가 사랑에 빠져있다는 건 감출 수 없다.

조금은 문제에서 벗어난 말이지만, 주머니가 가벼워서, 혹은 돈도 없는데 무슨 사랑이냐고 그대가 자조하고 있다면, 거꾸로 그대의 주머니가 넉넉할 때는 그 돈으로 그의 사랑을 살 수도 있다고 여기는 건 아닌가 돌아볼 일이다.

<추진력>은 보통은 긍정적인 의미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힘이 작용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달리 생각해야 한다. 호불호가 쉽게 가려지는 부정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다. 사랑은 그 자체의 심로(心路)를 갖고 있다. 사랑에 있어서의 <추진력>은 집착이기 쉬운 거다. <분별력>을 갖추지 않은 추진력은 사랑을 피폐하게 한다.

<친화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 분명하다. 다만, 이 문제의 정답이 되지 못하는 것은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대를 향한 그의 다정함은 또 다른 대상에게도 다정할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에고는 자기 위주로 판단하게 만드는 탓에 그의 <친화력>을 배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친화력>은 누구에게 든 다정한 거다. 그의 친화성이 오롯이 그대 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의 자기합리화 논리를 깰 수 있다고 해도 <친화력>을 독점할 수는 없다.


딱지: 다. 분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