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뉘 Mar 24. 2020

Jack은 살았다

생각편의점


Jack은 살았다


'잭'은, 몇 년 전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 주연, 1996년 개봉한 영화이다.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 등을 감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감독 작품으로, 많은 평론가들이 코폴라 풍의 작품이 아니라고 평했고, 시쳇말로 '폭망'한 영화라고 한다. 다이언 레인, 제니퍼 로페스 등이 공연했다. 


어쨌든, 잭이 말하는 '이 시기'는, 미국에서 교육과정을 제대로 받은 경우 18세를 넘어가는 때다. 미성년에서 벗어나려는 시기다. 

이 글 꼭지는 우리의 졸업시즌에 포스팅을 했으면 더 좋겠다 싶지만, '이 시기'를 특정하는 것이 삶에 응석을 부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오늘밖에 없는 삶에, 어떤 시기이든, 의미가 있는 시기는 주체로서 나의 발걸음을 내딛는 '오늘, 이때'라고 해도 아주 틀리지 않겠기 때문이다. 






아래는 조로증을 앓고 있는, 시간상 열여덟 해를 살아온 노인 '잭'의 고교 대표 졸업 연설이다.




이제 내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빨리 끝낼게요, 

내 삶처럼. (웃음)


알다시피, 우리의 삶이 

이 시기를 지나칠 때, 

좋았던 것은 기억에 담아두고 

나쁜 것은 잊으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하죠

"이제 뭘 하지?" 

"10년 후의 나는?" 

내가 한 마디 하지요 

"야, 날 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쨌든, 우리는 머지않아 

지구를 떠납니다

삶은 잠깐이잖아요 


자신이 어디를 가는지 모를 땐 

여름 하늘에 

눈을 던지세요

벨벳 같은 밤하늘에 

별들이 걸려 있을 때, 그리고

어쩌다 유성(流星)이 

암흑 속으로 꼬리를 감추며

밤을 낮으로 바꿀 때 

행운을 빌고, 나,

잭은 어땠나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여러분 나름의 

삶을 만드세요

나도 해냈잖아요 


(엄마, 카렌-다이언 레인 분-에게)

"엄마, 제가 해냈어요. 

제가 어른이 됐어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I don't have

very much time these days,

so I'll make it quick,

like my life.


You know, as we come 

to the end of 

this phase of our life,

we find ourselves 

trying to remember 

the good times

and 

trying to forget

the bad times.

We find ourselves

thinking about the future

and 

start to worry, 

thinking,

"What am I gonna do?

Where am I gonna be

in ten years?"

But I say to you.

"Hey, Iook at me."


Please, don't worry so much.

Because in the end, 

none of us have 

very long on this earth.

Life is fleeting.


And if you're ever distressed,

cast your eyes

to the summer sky.

When the stars are strung

across the velvety night,

and 

when a shooting star streaks 

through the blackness

turning night into day,

make a wish

and think of me.

And make your life 

spectacular.

I know I did.


(To his Mother, Karen)

I made it, Mom.

I'm a grown-up.


Thank you.




코로나 19와 영화의 내용은 무관하다. 


계속되는 코로나 19 상황 하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우리가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다는 이유로 피곤해진 우리의 정신, 마음도 다독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니, 삶이 만나는 다른 굴곡처럼 코로나 19도 '그럴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우리의 관념 속에 일반화시키는 게 어떨까, <결국, 지나가는 것> 아니면, <이제부터 서로 경외하며 공존하는 것> 또는 <삶이 조우하는 것 가운데 하나>로 치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코로나 19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는 위로를, 명을 달리 한 분들에게는 조의를 표한다.)


누구도 잭에 대한 동정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도 잭을 이해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다. 잭은 잭을 산다. 엄밀히 말하면, 그를 살아야 했던 대로 산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도 당신 삶의 한 때를 보낸다. 거기 코로나 19가 있을 뿐이다. 거기엔 누구의 동정도 필요 없다. 다 그렇다. 누구도 이해할 건 없다.


"어허! 어이, 이제 그만 좀 하지!"


당장, 밤하늘을 볼 것도 없이, 혀를 끌끌 차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힘을 낸다고 하니, 코로나 19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한 마디 해 보면 어떨까. 그래서, 당신의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워지면 좋겠다. 그래, '일부러'다.


"어이, 이제 그만 둬!"




<<글이 써지는 것을 보면서, 논리가 가소로워 멈출까 하다가, 그러나, 그것도 맛이라고 그대로 두었다.>>



사진은 잭의 한 장면, 영화에서 갈무리








매거진의 이전글 다정한 시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