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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Mar 09. 2016

'혹은 누군가를 위하여' 열기

혹은누군가를위하여 I

'사랑한다'는 움직씨이고,

'사랑스럽다'는 그림씨이다.

움직임은 언젠가 멈추지만,

그림은 늘 흔적을 남긴다.


사랑은 유치 찬란하다.

흔적까지 모두 유치한 건 아니어도

때로 우리를 아프게 한다.

유치 찬란하지 않음 때문에

감성이 아닌 이성이 아프다.


사랑은 아플 수 없다.

그대는 아프려고 사랑하는가.

아닌데 아프다면, 그대 탓이다.


치사하고 유치해도 사랑해야만 하는

누군가를 위하여, 혹은 그대에게 사랑을 쓴다.



그림은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므로 그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고, 글을 쓴 것도 아니다. 그렸다면 글이 필요 없고, 썼다면 그림이 필요 없을 테다.




오랜 친구가 두 번째 시집을 보내왔다. 오래전에 끄적여 두었던 것을 정리하고자 했을 터다. 이 정리라는 것은 뭔가 버리고 싶을 때 하는 것이다. 계속 갖고 있자니 벅차고, 그냥 버리자니 뭔가 섭섭한 거다. 

그래서 마음에 든 김에 정리를 한다. 엮을 건 엮고 버릴 건 버리자 싶다. 그래야 누군가 받아 쓸 테다. 남이 버린 걸 누가 좋아하겠는가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다. 사랑에는 중고가 없다. 어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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