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은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생각편의점

by 어뉘

반성은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새해, 나와 같이 평범한 이에게는

대체 후회가 뭔가 싶은 반면,

반성과는 친하려고 하는데,


널리 알려진 말이지요,

"지학, 이립, 불혹, 천명..."이라는

공자의 인생 회고의 실제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꽤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지극히 사적인, 그러나 흔한

삶에서 읽은 해석이긴 한데,

공자의 회고는

"열다섯에는 노는 게 당연하고,

서른에는 빌붙어 살아야 하며,

마흔에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별짓을 다하고 싶으며,

쉰에는 세상 다 안 듯한다..."는 걸

기억한, 일가를 이룬 사람이

인생의 뒤안길에 '나 때는'으로

과거에 대한 후회로 봅니다


공자의 이 말을

옥조로 여기는 당신은

자신을 세상에 바치는 것인데,

그게 유쾌한 삶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그 속을 읽은 당신이라면

여러 권의 재미있는 책을 낼만한

애락의 삶을 살 게 분명합니다


삶이 뭔가 싶어, 짜증을 내면서도

소질이 있는지 모르겠는

공부에 매달렸던 열다섯,

맨손에 뭔가라도 잡으려고

남의 것에 빌붙어 사느라

스트레스 해소에 밤이 짧았던 서른,

지금까지의 삶이 괜히 허무해져서

하려면 스물이나 서른에

해야 했던, 그러나 그때는 미래

자신이 살아갈 삶을 위해서는

전혀 쓸데없는 짓거리로 여겼던 것들에

머리를 마구 들이밀고 싶은 마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자신의 모습에 왜 사나 싶은 쉰...,

이런 반성은 좋지 않나 싶습니다


공자의 "나 때"가 어땠든,

우리는 '나'가 가진 상황에서

내가 마주했던 삶을

반추하는 게 영리할 겁니다

말 한마디 더하지 못하는

죽은 그가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것이고,

우리의 "나 때"를 공자 역시

이해하지는 못할 테니까요



내가 갖고 있는 상황에 따라

내게 다가오는 것들에 대한

태도는 저마다 다른데,

알다시피, 누구에게는

억원이 용돈으로 모자랄 때

다른 누구에게는 백만 원이

큰돈일 수 있는 거지요


공자는 공자로서 살았고,

나는 나로서 삽니다

다만, 위인으로 남은 그들을

폄훼하지 말아야 하는 건,

시대를 관통하는 시각이

곳곳에 보이는 까닭일 겁니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

공자는 공자

한 사람이면 족할 겁니다


어떤 살게 될지 모르는 게

삶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너무

많이 아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복잡다단한 이 세상을

기를 쓰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뻔히 보이니까요


행복 자체는, 반성은커녕,

생각이란 것도 하지 않습니다

잡으면 된다고 하는 이유이지요


문제는, '벌써' 그 나이에

행복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행복을 품에 안았다고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지만,

자신의 행복보다는 내가

타인의 눈에 행복하게 보일까를

야무지게 따지는 한심함을

버리지 못하는 이가 흔하지요


톨스토이의 말처럼,

행복의 모습이 닮았다 해도

콰지모도의 행복과

에스메랄다의 행복, 그리고

클로드 프롤로의 행복이 다르듯이

행복의 지문은 모두 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에게서 왜 당신이 행복한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면,

당신은 정말 행복한 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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