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현재'들 1

생각편의점

by 어뉘

서랍 속 '현재'들 1





입안을 맴도는 노래로

작곡을 해본 적이 있다면,

대개 두 마디 음정과

리듬을 일컫는 동기가 좋으면

들을 만한 곡을 만들기가 쉽지만,

아니면, 왜 작곡을 했나 싶은

실망을 피하기 어렵다는 걸 알 겁니다


브런치 '내 서랍'에는

문득 머리에 담긴 생각이,

잊으면 아깝다 싶어 넣어둔

한 줄 문장과 생각이 꽤 있습니다


오래된 것이긴 하지만,

허접한 '소리'가 될지라도

곡 하나를 엮어낼 수 있는

음악의 동기와 달리

일과성을 가진 '현재'는

생각이 도대체 '왜'

떠올랐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때 서랍 속

'현재'를 없었던 듯

그냥 두기도 답답하고,

쌓아두자니 계속되는 현재가

"뭔 미련인가, 삶이 그렇게

아까우면 그만 살지!"

따져 묻기에 가을합니다




°서랍 속 현재,


우리는 이 세상을 넘는

세상을 만들 수 없고,

그런 세상을 즐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산다는 건, 그런

사람으로서 산다는 겁니다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그런 사람으로 우리는

이 세상을 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겠지요


또한,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아갈 텐데,

우리는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일 뿐

있어야 할 사람은 아 거지요

사는 걸 좀 더 즐겨도 좋을 겁니다




°서랍 속 현재,


우리와 같이 사는

여타 동물에게는 신이 없습니다

자연 속 그 일부로서 자연을

자연스럽게 살다 가는데

신이 왜 필요하겠나 싶긴 합니다


그들을 야만으로 보는 인간이,

무소불위 상징으로 만든 신은

인간을 고상하게 했는가?


알다시피,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을 세련되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고상하게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서랍 속 현재,


여성이 여성으로 멋을

보여주는 것이 왜 반페미니즘

(Anti-Feminism)일까?


그래야 한다면, 남성이

남성으로 멋을 보여주려는 것은

반남성주의(Anti-Masculinism)라고

비난받아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는 남성으로

멋을 보이지 않아도 남성입니다,

여성이 여성으로

멋을 보이지 않아도 여성이듯이


한편 그렇다면,

Free-the-nipple 운동은

페미니즘 운동이라기보다는

남성주의 운동으로 봐야 합니다




°서랍 속 현재,


덕분에 안팎을 뒤집어보면,

불행이 바로,

행복이 사는 집으로 보입니다




°서랍 속 현재,


나이? 장식으로 씁니다

어울리지 않으면

떼어내는 장식으로 씁니다




°서랍 속 현재,


그게 낭만적인지는 모르겠는데,

도시 속 삶은 대체로

낭만을 죽이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거리에 나서기 전에 잠깐,

발아래 밟힐 낭만에

애도 묵념이라도 합니다


거리 낭만이라면,

"내가 보는 휴대폰 화면을 보려고

머리를 들이미는 누군가라도..., "

정도일 것이긴 합니다만,

죽여 버린 낭만을

매달고 다니는 당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경질을 부릴 걸 생각하면

누가 감히 당신에게 낭만을

들이대겠나 싶긴 합니다




°서랍 속 현재,


역사는, 내 삶을 위한

철 지난 참고서에 불과할 뿐

선악 기록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아는 이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할까요?

좋은 사람을 생각한 당신이

이미 좋은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당신이

어떻게 남겨질 것인가는

지금 당신이 생각해야 할 일이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그 생각으로 당신을,

조금 전에 먹은 점심을

이미 잊고, 삶에 대한 사랑과

당신을 사랑하는 그를

모두 고려하는,

아무도 기록해주지 않는

자신의 역사 속 인물이라 해도

틀린 시각이 아닐 겁니다


좀, 거창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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