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현재'들 2

생각편의점

by 어뉘

한때 '현재'들 2




°서랍 속 현재,


적어도 한 번쯤은

가슴 깊은 곳에서,

마구 만들어내는 설렘을

지금쯤은 느꼈어야 합니다

사랑'하게 되는' 기쁨 말입니다


아직 그러지 못했다면,

당신의 착각이든 아니든 당신은,

신(神)은 도저히 즐기지 못하는

환희를 예약하고 있을 겁니다


하다 못해, 정신적 사랑을 하든,

아니면 육체적 사랑을 하든,

또는, 그것이 착각이든 우리 육체는

우리의 고상한 의식과 관계없이,

정신과 육체를 보호하기 위해

몽정이나 몽설(夢泄)을 하도록

방어기제를 갖춘 동물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사랑받을 준비며

사랑하게 될 준비는 모두 한 걸로 보입니다




°서랍 속 현재,


나는 당신의 거친 손을 좋아하는데,

그 손이, 해주는 것만을 받지 않고

그 누군가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걸

해주려 했다는 증거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서랍 속 현재,


새끼를 인간만큼

열심히 키우는 동물이

따로 없고,

저 혼자 큰 줄 안다고

새끼를 비난하는 동물도

인간 밖에 없습니다


그저 죽지만 않게끔

여타 동물처럼 챙겨만 줘도

세대가 이어질지,

그러지 않으면 혹시

문명을 잃을지, 요즘

법복을 입은 이들이

별 걸 다 생각하게 합니다




°서랍 속 현재,


"작자 미상인 다음의 글에 나는 동의한다.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의 스토리는 모른다. 그들은 당신이 해 온 것들은 들었지만, 당신이 겪어 온 일은 듣지 못했다. 따라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당신 자신의 생각이다. 때로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최고의 것을 해야만 한다, 다른 모든 사람에게 최선의 것이 아니라.'"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서랍 속 현재,


신만큼 자기 위주로 생각하며,

자신의 이기적 사랑을

지키기 위해 힘쓰는 이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외로울 시간이 없고,

외로움을 모르기에 성찰도 못합니다


그가 가진 것은 그가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안다고 믿는 인간뿐인데,

그걸 봐서는. 우리가 신의 주인이라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서랍 속 현재,


"언제나 대안은 있다.

죽음은 필수지만, 나이는 선택이다"

- Gianna Nannini, 영화,

아름다운 반항아(Beautiful Rebel)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려 하든

너무 늦은 나이라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든

할 수 없는 나이라고 봅니다




°서랍 속 현재,


웬만한 곳에서는

컴퓨터 작업이 일상이 되면서

영단어 몇 개가 여기저기

우리 주위에 쓰이고 있는데,

멀티태스킹이란 말이

첨단을 사는 사람들의

능력을 현시하는 듯하지만,

컴퓨터와 달리 우리는

칫솔을 물고 오줌이나 똥도

제대로 누지 못하는 동물입니다


그런데 그건,

우리 자신을 칭찬할 일이지요

멀티태스킹이나 컴퓨터는

덕분에 누리는 문화, 문명이니까요




°서랍 속 현재,


모든 책은 누군가

공감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공감을 바라지 않는

책이 있습니다, 성서입니다

라틴어 Biblia(책들)인데

영어로 Bible, 그런데 일본과

우리에게 와서 괜히

성서(聖書)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신구약을 읽어본 나는,

그 책보다는 현재 우리 곁에

너와 나의 삶을 토닥여주는

경전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서랍 속 현재,


당신을 사랑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내게 묻지 마세요


신(神)인 당신이 알지요

사랑은 당신이

내 마음에 만든 것,



아,

왜 물어요,


그렇지요,

당신도 마침내

사랑하게 된 거지요?




°서랍 속 현재,


사랑하는 이에게 영원은

일개 시간 단위일 뿐입니다

시간으로 셀뿐, 영원은 우리가

우리만에 시간의 무덤을

만들지 않는다는 뜻일 겁니다


그 영원이 어떤 이에게는 며칠이고,

어떤 이에게는 한 삶이기도 한 이유는

자신 속 '내 시계'로 읽기 때문일 겁니다




°서랍 속 현재,


사랑에 관한 한,

그의 희망고문을 견디는 건

그가 준 알량한 눈빛이거나

찻잔을 든 '그'의 손가락이

멋있다는 정도 이유인데,

이 희망고문이 즐겁지만 위험한 건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착각과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발전하면 가스라이팅이나,

세뇌, 그루밍으로 연결될 겁니다


거기엔, 쓸데없는 위로가 있는데,

바로 우리의 영리함 때문이라는 겁니다

영리하지 않으면, 거꾸로 말해,

미련하면 그렇게 당하지 않을 테니까요


사랑하는 데에 영리함은

쓸데가 없습니다

삼국지연의 속 여포처럼

초선을 차지하기 위해

동탁을 찌를 만큼만

영리하면 될 겁니다

그는 양부인 정원과 동탁을 살해한

'배신자'이자 '패륜아'로도 불리지만,

초선에게는 죽을 때까지

필요한 걸 해주는

믿음직한 '그'였을 겁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때 '현재'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