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생일날에는 늘 아빠가 밥을 샀다.
밥을 먹고 나면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아빠는 큰 손바닥으로 함께 박수를 쳤다.
술을 먹으면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고, 안 먹으면 박수도 안 쳤다.
슬슬 지루해질 즈음이면 우리는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갔다.
아빠는 어느 순간 엄마에게 강제로 쓰인 뽀글 머리 가발을 쓰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렇게 우리는 매년 같은 방식으로 생일을 남겼다.
2025년 10월, 생일이 다가오자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아빠 없이 맞는 생일이었다.
해가 질 무렵에 노란빛 윤슬이 물 위에서 흔들렸다.
바람은 점점 거세졌는데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조금은 거칠게 나를 감싸는 거 같았다.
마치 아빠 같았다.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생일 축하해 줘서 고마워. 아빠’
그 뒤로 오빠의 생일이 왔고, 엄마의 생일도 지나갔고, 동생도 군대를 갔다.
그리고 어느새 아빠가 떠난 지 1년이 되어간다.
요즘 유난히 바람이 차다.
그래서인지 계속해서 느껴지는 빈자리를 아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워했던 순간도 있고, 고마웠던 순간도 있고, 사랑했던 순간도 있다. 하지만 모두 말하지 못했다.
겨울바람에 미워했던 순간들은 조금씩 사라지고, 고마움과 미안함과 사랑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