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별로 중요하지 않은 동물
유인원에서 사이보그 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우리는 누구인가(별로 중요하지 않은 동물이었다.)
어디에서 왔는가( 약 38억 년 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생물의 탄생이다.)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생명체가 좀 더 정교한 구조 즉 문화를 출현시켰다.)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을 역사라 부른다.
이 책은 인류 역사의 모든 분야를 다루었다.
작가는 천재적이고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소 냉소적이지만 인류와 자연을 동등하게 보는 따뜻함도 지녔고 미래 생명공학의 발달에 인류가 대처할 방향에 대하여 진심 어린 염려를 한다.
인류의 역사를 비판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주장과 그에 따른 논증이 흥미로운 책이었다.
우리가 그동안 배워온 인류 역사의 대 발전을 이루어낸 혁명에 대하여 기존의 생각을 180도 바꾸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하여 깊이 빠져들었었다. 이 책은 그 혁명이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주제로 하고 있다.
1. 인지 혁명 :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이때 언어가 등장한다.
책은 뒷담화이론이라는 표현을 쓴다. 뒷담화를 통해 협력이 이루어졌다. 언어능력은 다수의 유연한 협동을 이끌어 내서 다른 종들을 말살시켰다. 즉 지난번 읽은 "진화의 배신"에서 말한 인류는 살인자의 후예라는 주장을 이 책에서도 하고 있다. 협동을 통해 다른 종들 (네안데르탈린이나 거대 동물들)을 말살하여 호모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상상의 실체들을 만들어 내고 믿었다. 신앙, 질서 등이 그것들이다. 선박, 전투용 도끼, 아름다운 예술품을 발명하기도 하였다. 이 시대의 특이할 점은 정보를 전달하고 복잡한 행동을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 농업혁명 : 약 12000년 전(기원전 9800년~8500년경) 정착을 하고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제국을 출현시키고 교역망을 확대했으며 돈이나 종교 등 "상상의 질서"를 낳았다. 농업혁명을 인류 역사의 대 사기극이라는 표현은 너무 자극적이고 흥미를 유발한다. 사냥이나 수렵 채집 등의 생활을 하던 인류가 농업혁명을 통해 정착 생활을 했던 것이 이전보다 못한 생활이 되었으니 사기라는 말이다.
이전의 사냥, 수렵, 채집 생활 때엔 그 삶에 특화되기 위해 귀가 예민해지고 관찰 능력이 커지고 감각이라는 내부 세계에 대하여도 완벽히 터득되었다. 풀밭의 미세한 소리를 듣고, 소리 나지 않게 살금살금 걷고, 과일과 벌집 새 둥지를 발견하기 위해 관찰도 하고 가장 기만한 방식으로 앉고 걷고 달리기를 함으로 신체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에 맞게 진화되었었다, 음식도 다양한 종류를 먹고 일도 필요한 때만 했었다. 그런데
농업을 시작하면서,
밀에 극한 된 편식을 하게 되고, 밀을 키우기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하며, 사냥 대신 가축을 사육함으로써 발달했던 신체들은 퇴화되고, 주거생활도 밀집된 군락 생활을 하고 가축을 통한 전염병으로 질병을 앓게 되고 곡식을 거두어 저장을 하기 위해 창고를 만들고 저장된 곡식을 차지하려는 외부의 적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려 성을 쌓게 되는, 그 여러 가지 것들은 꼭 필요하지 않던 사치품이 필수품으로 되어가면서 사유재산과 제국이 생성되고 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엘리트들이 농민의 소득을 착취하게 되었다.
이전보다 불편해진 것이다. 그래서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사기란 사전적 의미로 "못된 꾀로 남을 속임"이라는 뜻이다. 사기의 이유는 남을 속여 자신의 이득을 취함이다.
농업혁명은 누가 누구에게 사기를 친 것일까? 엘리트 집단이 농민에게, 제국의 건설자가 시민에게, 종교지도자가 신도들에게?
농업인구가 많아지면서 군락이 형성되고 그러면서 질서가 필요했을 것이고 또 그로 인해 지도자를 스스로 만들어 냈을 터이니 순서가 틀려 사기라 말할 수 없겠다. 감히 대역사 학자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기란 표현이 재미있지만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수렵 채집 사냥의 시절이 좋으면 되돌아가면 될 텐데 왜 어려운 것일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저자의 대답은 사치의 덫 때문이라고 말한다. 좋았던 것들 즉 사치품이 생활필수품이 되고 버리고 떠나기엔 너무 많아져서 정착의 생활은 굳어졌다고 말한다. 규모가 커져서 버릴 수 없어진 것이다.
잠시 생각이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에 대하여로 이동해 보았다.
어린 시절 자가용은 부자들만의 전용품 같은, 서구 영화에서나 보는 마이카의 로망이었는데 현재는 집집마다 개인마다 필수품이 되어 있다. 나만의 필수품(마이카)이 없어진 지 3년이 되었으니 심하게 불편할 때가 간혹 있지만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이전의 생활이 좋았다면 기꺼이 지금의 것을 버리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의 불편함이 싫고 지금의 생활이 더 낫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결국 농업혁명은 대 사기극이라 말하지만 이전보다 편해져서, 위험적 요소가 줄어들어서, 자녀를 낳고 키우기에 훨씬 나은 환경이었기에, 이전보다 조금 마땅치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더 발전했고 규모가 커지고 범위가 확장된 것이라 생각됐다.
3. 과학혁명 : 약 500년 전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성장이 글로벌화되었었다. 신대륙의 발견은 과학혁명의 기초가 되는 사건이었다. 부족한 노동력을 노예가 전담하였다. 근대 초기 유럽 자본주 주의의 부흥은 대서양 노예무역의 부흥과 함께 등장했다. 고삐 풀린 시장의 힘은 인권과 자연을 성장과 이윤의 추구를 위해 희생시켰다. 성장이나 분배라는 단어에 흑인이나 여성은 해당사항이 없었다.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라기보다는 무지의 혁명이었다. 무지를 인정하고 왜 안되는가!라는 질문을 시작하였을 때 급 진보를 하였다. 이전엔 부의 총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과학의 진보는 부의 총량을 늘리고 신용의 개념을 낳았다. 신용은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의 마법의 순환을 일으켰다. 신용으로 동인도 회사나 미시시피 사 와 같은 주식회사를 탄생시켰다.
여기서 잠깐, 중국은 문명의 발생지이기도 하고 화약이나 나침판 종이 등을 발명한 과학이 발달한 나라였음에도 왜 과학혁명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유럽의 침략에 무참하게 무너졌을까? 유럽에는 있고 중국에는 없었던 것은 무엇일까? 가 궁금해진다.
저자 유발하라리는 중국이 부족한 것은 서구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성숙한 가치인 신화, 사법기구, 사회 정치적 구조다 (p399) 즉 현대 과학과 자본주의라고 말한다.
산업혁명은 위에서 말한 왜 안되는가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혁명이다. 물질의 이동으로 에너지라는 개념을 이해했고, 에너지는 증기기관차를 움직이고, 전기를 발생시키고, 공장을 가동했다. 중국이 화약을 발명하고 600년 후 터키의 대포가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을 무너트렸는데, 아인슈타인이 모든 종류의 질량은 에너지로 전환이 된다는 이론을 발견하고 40년 후 원자폭탄이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흔적도 없이 날려버렸다. 과학혁명의 속도는 방향을 모른 채 질주를 하고 있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인간의 역할, 영역의 한계를 신의 역할까지 침범하려 한다. 그동안은 자연선택으로 생명이 후대로 전달되었는데 자연을 거슬러 지적설계에 의해 유전자가 조작된 생명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생체공학적 생명체 즉 사이보그의 탄생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단다. 이미 생각으로 작동 가능한 생체공학 팔과 생체공학 다리가 만들어졌다.
길가메시 프로젝트(불멸을 향한 탐구)는 인간은 사라지고 사이보그를 탄생시킬 것이다.
(어린 시절 보았던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영화가 생각났다. 기계 인간이 되어서 영원히 살겠다는 꼬마가 수많은 위험을 만나고 싸우며 기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행성에 도착하지만 결국 기계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다. 그 영화에서 미래의 시대로 설정된 시기는 2021년이다 )
정리하기
약 135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약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특별히 크고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다. 생명의 탄생이다.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라는 좀 더 정교한 구조의 생명체가 만들어졌다. 인지 혁명의 시작이다. 약 12000만 년 전 농업혁명이 일어났고, 약 500년 전 과학혁명이 일어났다.
과학혁명은 급진보하여 산업혁명을 거쳐 정보혁명, 생명공학 혁명을 진행 중이다. 이런 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의 욕구와 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으나 그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다.
두발로 걷다가 마차를 타고 증기기관차를 탔으며 비행기를 거쳐 우주왕복선 까지 타고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행선지를 모른다는 것! 자연의 일부였던 인류가 지구를 정복하고 자연 생태계를 황폐하게 했으며 자연선택적 진화를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던 동물들도 완전히 말살하거나 가축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모자라 인류 번영과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실험용으로 사용하더니 유전자를 조작하고 호모 사피엔스들은 이제 사피엔스들을 멸종시키고 다른 이름, 기계 인간이 되어 가려하고 있다. 역사 이래 그 이전보다 자연과 환경에 대하여 무책임하고 함부로 대한다. 그래서 인류가 위험한 존재다.
책을 읽으며 책과 사랑에 빠진듯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시각, 낯설지만 매력적인 논증, 방대한 자료를 확 펼쳐 보이는 능력,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듯한 어투,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느낌이 좋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창조론적 사고방식을 잠시 내려놓고, 진화론적 접근 방식을 받아들이고, 인류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특별한 창조물이 아니고 별 볼일 없는 별로 중요치 않는 동물인데, 이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질서를 파괴하고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 자체도 멸망시킬지 모를 미래에 대하여 저자가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애를 썼다.
글자 한 자 한 자에 애정을 가지고 책을 보았다. 그렇게 보다 보니 작가가 냉소적이다라고 느껴진 이유가 오만한 인류가 이루어낸 것들이 사실 별것 아니라는 것! 행복의 기준을 들이대면 결국 별게 아니라는 결론이 나기 때문이라 나름 결론지었다.
동물보다 우수하다고, 네안데르탈인보다 우수하다고, 침팬지보다 우수하다고, 그래서 지구를 정복하고 지배(인지 혁명) 하고 살고 있다고, 불을 이용하고 글자를 사용하고 성을 쌓고 농사를 지으며 자연을 이용한다고( 농업혁명) 자만하고, 빠르게 이동하고 다른 민족을 침략하고 달나라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100살을 넘어 영원히 살겠다(과학혁명)는 인류가 그래서 행복한가?라고 저자는 질문하는 것 같다.
행복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별로 중요치 않았던 동물이었음을 기억하고 겸손하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대답을 하고 싶다.
책은 지난해 한번 읽고 다시 읽은 것이다. 서평도 지난해의 것을 많이 가져왔다. 너무나 방대한 내용이라 정리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며 보았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쓰다듬으며 깊이 애정 했다. 나의 이해력의 부족이 또 부끄러웠지만 행복한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