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는 교회에 예쁜 꼬마 아가씨가 있다. 작은 교회에서 이 꼬마 아가씨의 존재는 공주님과 견줄만하다. 어린아이가 귀하다 보니 모두가 한 번이라도 안아보고자 팔을 내밀지만 꼬마는 공주님 다운 태도로 자기맘에 드는 한 사람을 지목한다.
그 작은 입에서 집사님이나 권사님이란 어려운 호칭이 불려 선택된 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이를 안아준다.
나도 안아보려 노력을 해 보지만 대부분 허사였다. 아무도 안 보인다거나 벌레를 발견하고 도망을 치는 중이거나 뭔가 부탁을 해야 할 상황이면 집 싸 님!이라고 불러서 자신을 안을 기회를 준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속이 없는 사람인지라 그 부름에 기꺼이 응답하여 공주님을 안고 다른 분들 앞에 가서 자랑이라도 할라치면 곧바로 팔을 벌린 그분에게 가버린다.
공주님의 선택을 받는 대표적인 사람이 나의 남편이다. 아기들을 좋아해서 그런지 꼬마 아가씨 이전의 꼬마 신사도 남편과는 잘 놀았다. 청개구리도 잡아 대령하고 딱정벌래도 잡아다 주며 아이의 마음을 샀었는데, 이 공주님에게는 비눗방울 놀이를 함께 하고 민들레 홀씨를 입으로 불어 높이 날려도 주며 마음을 샀다.
한 번은 아이를 안고 있던 남편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뭐하시냐 물었더니 요 꼬마 아가씨가 앙증스러운 손으로 내 손을 딱 친다. 손을 떼란다. 어휴~! 하는 행동이 너무 귀여워 장난삼아 다시 어깨에 손을 올렸더니 나를 흘겨보며 또 손을 친다. 그래서 내가 소심하게 한마디 했다. "야 권사님은 원래 내 거야"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중이라 이 사랑스러운 꼬마 공주님을 새해 들어 못 보고 있다. 글을 쓰다 보니 귀여운 모습이 생각나며 무척 보고 싶어 진다.
원룸의 뒷문 쪽에 터 잡고 사는 길냥이가 있다.
몇 달 전에 출산하여 어미와 새끼 여럿이 돌아다닌다. 어미는 나를 적대적인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럴 거면 왜 우리 집 주변에서 사냐고 말했는데 아무 대답도 없이 으르렁 거리기만 하였다. 그런데 남편이 나가면 꼬리를 내리고 목소리가 달라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들어도 호의적이다.
이 녀석은 입맛도 까다롭다. 대학가 근처라 학생들이 주는 사료나 간식들을 먹고살아서 그런가 싶다. 한 번은 문 앞에서 뭔가 요구하는 듯한 소리를 내기에 배가 고픈가 싶어 치킨너겟을 가져다주었는데도 으르렁 거리며 쳐다만 본다.
"치킨너겟을 거부해, 맘대로 해라, 난 모르겠다." 하며 문을 닫고 들어왔는데 계속 아쉬운 소리가 들린다. 으르렁거림도 아니고 분명 뭔가 간청의 소리다. 바쁘게 일하는 남편에게 당신이 나가 보시라 했더니 국물용 멸치를 찾아 똥을 빼고 가져다준다.
"멸치는 먹어요?" "어, 근데 웃기는 애야 멸치 똥을 빼고 줘야 먹어." 남편이 나갔다 들어오니 이녀석이 조용해졌다.
며칠이 지난 후 뒷문으로 나가 옆집을 가려는데 어미 고양이가 날보고 또 으르렁 거린다.
참다못해 내가 한마디 했다. " 야, 아저씨는 나랑 더 친하거든, 자꾸 그러면 아저씨더러 멸치 주지 마시라고 한다" 제발 알아듣기를 바랄 뿐이다.
나름대로 나도 노력하고 있건만 아기 사람도 어른 고양이도 나를 좋아하지 않고 남편만 좋아한다. 다행인 것은 아직 남편의 소유권은 내게 있다는 사실이고 그래서 가끔은 알아 듣지도 못하는 그들 앞에서 남편은 내거! 라고 그러니 나하고도 놀아야 너희들도 좋을거라는 유치한 구애를 하고 있다.
문 앞에서 처다보는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