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유유, 10,000원) 서평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넘어 잠재적 독자에게 책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전달함으로써 사회목적을 실현하는 글쓰기가 있다면, 그것은 서평이다. 세상의 독서량은 줄고 쓰는 사람만 늘어가는 가운데, ‘책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뭐가 중요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평 쓰기는 자신과 세상을 성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통찰력과 다른 세상을 꿈꾸는 상상력을 얻는 행위”이다. 기록하지 않는 읽기는 기억 속에 보이지 않을 만큼 흐릿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서평을 써 ‘기억하고 싶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책에 대한 애정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평은 독후감과 뭐가 다르고, 어떻게 쓰는 걸까? 이 질문에 관해 축약적으로 서평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면 바로 이원석 작가의 『서평 쓰는 법』(182쪽)이다. 이원석 저자는 여러 온·오프라인 지면에 서평을 게재하고 있으며, 2013년에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서평서로 출판 평론상을 받은 증명된 서평가다. 책을 사랑하는 그는 서평으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무엇보다 서평의 미덕과 효용을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서평 쓰기에 관한 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좋은 책은 모름지기 남들과 나눠야 제맛”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며 나도 『서평 쓰는 법』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하는 것이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이다. 책의 내용을 따라 둘의 차이점을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독후감이 정서적이라면 서평은 논리적이다.
독후감은 읽은 책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상인 반면, 서평은 읽은 책에 대한 논리적 반응이자 사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평의 수준은 많이, 오래 그리고 깊고, 넓게 생각할수록 높아진다.
2. 독후감이 내향적이라면 서평은 외향적이다.
독후감 쓰기는 내면의 다채로운 정념을 표현하는 정서 치유의 과정이라면, 서평은 예비 독자와 서평의 독자에게 나아가는 과정이다. 서평가는 서평을 읽는 독자에게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고, 의도에 따라 예비 독자가 책을 집어 들게 하거나 멀리하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책에 대한 서평가의 해석과 평가는 독자에게 전달과 설득의 방식으로 전해진다.
3. 독후감은 일방적이라면 서평은 관계적이다.
독후감은 읽는 사람에게 정서적 공감을 기대하고, 서평은 읽는 사람과 책에 대한 성찰과 사유를 공유하고자 한다. 서평가의 의도한 반응에 맞춰 서평의 독자가 책을 읽거나 읽지 않으면, 성공한 서평이라 할 수 있다. 모름지기 훌륭한 서평가는 너도나도 좋은 책이라고 할 때 자신의 주관에 따라 책을 읽지 않을 이유를 납득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서평 쓰는 방법
<서평의 전제>
우선 서평을 쓰려면, 그 책을 읽은 목적(왜 읽는지)과, 그 책에 대한 태도(어떻게 읽는지)가 있어야 한다.
1. 독서의 목적을 정하라.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인격성숙, 정보습득, 쾌락추구, 자기과시 등으로 다양하다. 서평이라는 공론장을 통해 우리는 목적을 실현하고, 나아가 책과 연결된 사회의 방향을 바라는 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 때문에 서평을 쓰기 전, 사람들과 무엇을 소통하고 싶은지 ‘독서의 목적’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 좋다.
2. 독서의 태도를 정하라.
서평을 쓰려면 우상과 비판이라는 입장을 정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책에 대한 양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한편으로는 책에 매료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책으로부터 냉철하게 거리를 둘 줄 알아야 저자와 독자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즉, 어떠한 책에 대해 비판을 하더라도 동시에 그 책의 매력 요인에 최대한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서평의 요소>
서평의 요소에는 크게 요약, 평가가 있다. 요약이 하부구조라면 평가는 상부구조이다.
“평가 없는 서평이 공허하다면 요약 없는 서평은 맹목적인 것이다.”
1. 요약
요약을 잘하기 위해서 책을 읽기 전에 서론과 차례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서론과 차례를 보고 책의 구조를 예상하여 읽다 보면 각 장의 핵심 내용을 짚어내기 수월해진다. 요약은 주로 장별로 정리하는데, 서평에 요약을 제시할 때 모든 장을 동일한 양으로 정리할 필요는 없다. 대신 비평의 대상이 되는 부분은 최소한의 정보라도 제공해야 한다.
2. 평가
서평을 쓸 때 중요한 점은 자신의 기준과 안목을 세우는 것이다. 책을 바라보는 주관적 관점이 드러난 서평이 좋은 서평이기 때문이다. 서평의 역할은 “외부 맥락화”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책 세상에서 책이 위치한 자리를 짚어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시적 맥락화와 통시적 맥락화가 있는데, 공시적 맥락화는 책으로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것이고 통시적 맥락화는 도서가 다루는 학문과 지식체계의 역사 속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의미를 찾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의 맥락화(책을 평가)를 위해서 폭넓은 공부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서평 쓰는 법』은 서평의 본질과 기술을 서술하고 있는 동시에, 넓게는 바야흐로 정보 홍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책과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평자는 이 책을 읽고 이전까지 써왔던 서평을 스스로 평가해보고, 그에 대한 개선점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혹시나 평자가 요약한 책 내용의 이해가 어렵다면 책에서 관련된 사례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의 직업적 역량이 드러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좋은 서평’에 대한 의문점을 해결해 줄 것이다. 다만, 도서를 읽다 보면 2부의 ‘서평 쓰는 방식’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니 예비 독자는 정리하면서 읽으시기를 권한다.
+ 추가적으로 평자가 제안하는 간단한 서평 도식 (학교에서 제공받은 서평 자료에서 발췌했습니다.)
작가 및 작품 소개 - 줄거리/주요 내용 요약 - 발췌 및 해석 - 전체적인 평가/추천 이유
(순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개인이 원하는 순서대로 서평을 작성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