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네빌 소금 평원 이야기
Covid-19로 5월 말 계획했던 남미여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또 애들 엄마를 꼬셨다. ‘우유니 사막 비슷한 걸 보여줄게.’
보네빌 소금 평원(Bonneville Salt Flats)은 네바다 주 접경과 가까운 유타 주 북서부에 위치한다. 1830년대 서부를 탐험한 미군 장교 벤자민 보네빌(Benjamin Bonneville)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보네빌 호수는 약 1만년 전 까지 미국 유타주, 네바다주, 아이다호주에 걸쳐 존재했던 거대 밀물 호수지만 물은 증발하고 소금만 남아 현재의 소금 평원을 만들었다. 솔트레이크 시티의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는 보네빌 호수가 증발해 소멸하는 과정에서 남아있는 잔여물이라니 만년 전 그 호수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간다.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를 여기서 촬영했다. 소금 평원에서 커다란 범선과 게가 나오는 장면이 바로 여기다.
소금 평원은 길이가 약 20 km, 너비가 8 km이며 총 면적은 120 제곱km가 조금 넘는다. 소금의 중심부 두께가 1.5 m 가까이 되는데, 가장자리는 두께가 10 cm 이하로 얇아진다. 총 소금 부피는 1억 4천 7백만 톤으로 추정된다. 소금 평원의 전체 면적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현저하게 감소하였고 최근에는 소금 평원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네빌 소금 평원은 자동차 속도 기록을 재는 곳으로 유명한데 처음 이 생각을 한 사람은 1896년 W.D. 리셸(W.D. Rishel)이라고 한다. 당시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자전거 경주를 기획하던 그는 ‘이 곳에서 자동차 속도 기록을 재보자!’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당시 자동차 속도는 대부분 자전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리셸을 비롯한 당시 사람들은 자동차의 발전을 믿었고, 끊임없는 자동차 속도기록의 갱신을 향해 돌진한다. 19세기 말은 기술 진보에 대한 낙관주의 시대. 당시 자전거 속도 기록은 54.5km/h, 갓 태어난 자동차가 자전거보다 빠를지 여부가 유럽 사람들의 관심사였고 1898년 프랑스에서 자전거와 자동차의 경주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과는 63.16km/h의 자동차 승리! 그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였고 1899년, 전기자동차로 100km/h 벽도 깼다. 후에 롤스로이스를 만든 C.S.롤스가 1902년 가솔린 자동차로 100km/h의 벽을 깼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에게 자동차로 200km/h의 벽을 깰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200km/h 도전에 벤츠가 달라붙었다. 당시 가장 빠른 탈 것은 지멘스의 전기기관차로 1903년 210.15km/h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1909년 가을 벤츠사의 배기량 2만 1,504cc의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한 블리첸 벤츠(Blitzen Benz)는 공식적으로 200km/h의 벽을 넘었다. 보네빌 소금평원에서의 자동차 속도기록 갱신이 흥행성이 있다고 생각한 리셸은 레이싱카 운전자 테디 테즐라프(Teddy Tezlaff)를 설득했고, 1914년 테즐라프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였던 블리첸 벤츠를 이곳에서 몰고 200km/h를 기록했다. 그후 보네빌 소금 평원에서의 세계 자동차 속도 기록 경주는 자동차로 넘을 수 있는 속도의 벽이 어디까지인가 실험하는 장이었다. 2차대전 이후 로켓엔진을 단 자동차로 속도 기록을 깨기도 했지만, 동력을 바퀴에 전달해 움직이는 자동차의 속도기록 갱신의 역사는 이어졌다. 1965년 11월12일 659.341km/h, 2018년 10월1일 ‘터비네이터 II’라는 경주차로 약 810km/h의 최고속도 기록을 세웠다. 로켓엔진으로 가는 자동차로 기록은 1970년 ‘블루프램’으로 1001.667km/h, 1979년 ‘버드와이저’가 음속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금도 보네빌 소금평원의 8월~10월에는 탈 것의 속도를 겨루는 대회가 매년 열린다고 한다. 이곳에서 이룩한 속도의 역사는 아래와 같다.
1914: Teddy Tetzlaff, Blitzen Benz, 141.73 mph (unofficial), piston
1935: Sir Malcolm Campbell, Bluebird, 301.126 mph, piston
1940: Ab Jenkins, Mormon Meteor III, 161.180 mph, 24 hr endurance run, piston
1947: John Cobb, Railton Mobil Special, 394.194 mph, piston
1964: Craig Breedlove, Spirit of America, 526.277 mph, jet
1965: Craig Breedlove, Spirit of America, 600.601 mph, jet
1967: Burt Munro, Munro Special, 183.586 mph, 1920 Indian Scout motorcycle
1970: Gary Gabolich, Blue Flame, 622.407 mph, rocket
2001: Don Vesco, Turbinator, 458.440 mph, turbine
2006: Chris Carr, BUB Streamliner, 350.884 mph, motorcycle
2006: Andy Green, JCB Dieselmax, 350.092 mph, diesel
2018: Rick Vesco, Turbinator II, 503.332 mph (unofficial), turbine
속도 기록 중에는 1967년 오토바이를 몰고 300 km/h의 벽을 깼던 버트 먼로도 있다. 당시 그의 나이 70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2006년, 사후에 미국 모터사이클협회 명예의 전당에 추서됐다. 인간이 탈 것을 운전해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는 어디까지인가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다. 보네빌 소금 평원은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혀 있는 곳이다.
참고문헌
지상 최고 속도 기록의 역사 1. 글러벌 오토 뉴스. 2004년 7월19일.
속도에 미친 남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와 ‘인디언’의 이야기...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의 실화. 국제신문 2017년 1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