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 탐험가 Mar 20. 2021

50대 새내기 기자의 취재 일기

쓰고 싶은 글을 쓰다 보니강기자로불리게 된 아저씨

한 매체에서 '도시탐구' 연재를 시작했다. 나는 2018년 1월부터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2019년 10월부터는 <브런치>에도 글을 쓰고 있다. 많은 독자를 가진 매체와 플랫폼에 글을 쓰다 보니 다양한 관심을 받곤 한다.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이 네이버와 다음의 주요 뉴스로 뜬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읽었다며 지인들이 연락해오기도 했다. 물론 악플도 많이 받았다. 심지어는 이메일을 보내며 반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었다.    

  

<브런치>는 조회가 10만에서 30만을 넘었던 글이 여럿 있었다. 그리 큰 관심을 부를 내용도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내가 제목이나 본문에서 쓴 표현이 브런치 독자들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난 50대 중반을 훌쩍 넘겼고, 아들이 결혼해서 며느리와 손녀도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시아버지다움이 드러난 표현을 썼었을까. 아무튼, 브런치 독자들로부터 호되게 혼난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래도 내가 쓴 <오마이뉴스>와 <브런치> 글을 좋아하는 독자도 많다는 걸 느낄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일까, 간혹 출판사에서 연락 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계약까지 이뤄지진 않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가진 콘텐츠의 한계를 자조하기도 했다. 50대 아저씨가 쓰는 그리 시장성 없는 글이라며.   

   

출판사 아닌 곳에서도 연락이 오곤 했다. 몇몇 인터넷 매체에서 기사를 써줄 수 있냐는 의뢰였다. 대우는 객원 기자나 칼럼니스트였고, 소정의 원고료도 책정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오피니언뉴스>에서 책 리뷰를 쓰는 것부터 시작했다. '강대호의 책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2019년 봄부터 연재 중이다. 그리고 2020년 봄부터는 엔터 산업 관련한  '대중문화 오지날' 칼럼도 연재하고 있다.   

   

두 연재 모두 내 관심사에서 출발했다. 난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책이라는 사물 자체도 좋아한다. 그래서 책 리뷰뿐 아니라 책 자체에 관해 쓰게 된 것이다. 나는 또한 음반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언저리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문화 현상에 관한 내 의견을 글로 피력하게도 되었다.     


<오피니언뉴스>는 경제 뉴스 전문 매체다. 어쩌면 매체 성격과 내 글들이 맞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데스크는 내 글들이 매체의 관심 영역을 확대하는 의미로 삼는다고 했다.   

  

2020년 가을경에는 <이넷뉴스>에서 연락이 왔다. 나와 접점이 전혀 없는 에너지 산업 전문 매체라 조금은 당황했다. 매체 측에서는 내가 간혹 쓰던 정책 분석 칼럼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고 했고, 새로운 영역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해보자고 내게 제안했다.      


여담이지만 난 뒤늦게 정책 공부를 했고 학위도 취득했다. 이 나이에 대학원을 다닌다고 하니 다들 박사로 오해했는데 석사 과정이었다.      


아무튼, 난 문외한 관점에서 궁금한 걸 알아가는 방식으로 에너지 산업과 정책 분석 기사를 쓰고 있다. 덕분에 탄소중립 정책과 전기차 산업,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2021년 1월 초에는 <뉴스포스트>에서도 연락이 왔다. 내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내 인생의 하프타임'을 잘 읽었다며 5060 관련 기사 연재를 의뢰했다. '내 인생의 하프타임'은 50대 즈음 남자들의 고민을 소재로 다뤘고, 연재 기사들이 포털에 주요 뉴스로 올라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중장년과 시니어 관련한 주제는 내 주요 관심사이기도 해서 지난 1월부터 <뉴스포스트>에 5060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중장년 관련 정책 분석 기사부터 시작했고, 현재는 중장년 관련 산업을 들여다보는 기사를 쓰고 있다. 물론 내 또래들의 사는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다.     


그러던 중 묵혀둔 기획이 떠올랐다. 난 <오마이뉴스>에 '어느 도시인의 고향 탐구'도 연재했었다. 지방에서 농사를 대대로 지었던 집안이 서울로 이주해 도시인이 된 것을 되돌아보는 내용이었다.  

   

문학이나 방송을 보면 고향이라는 이미지에 대해서 대체로 농촌이나 산골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 많은 사람이 도시를 고향으로 한 경험을 가진 것이다.      


나 또한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랐고, 도시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방 출신 가족들과 생활하다 보니 내 고향도 가족들과 같은 곳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나의 고향이기도 한 도시를 탐구하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게 된 배경이다.      


그때는 경상도 농민의 후예로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의 여러 지역을 고향 삼아 산 경험을 풀어냈었다. 내 개인사를 중심으로 그와 맞물렸던 사회사를 담은 것이다. 그런데, 못다 한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연재를 중단했다.     


이런저런 개인 사정도 있었고, 개인사를 다루다 보니 주변 인물까지 글에 담아야 하는 고민도 있었다. 계획으로는 3부까지 잡았던 연재를 1부를 마치며 중단하게 된 것이다.

     

<오마이뉴스> 측은 아쉬움을 표했지만 연재를 계속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 적극적이지도 않았다. 매체로서는 나 아니더라도 새로운 필진, 시민기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뉴스포스트>에서 그 기획을 언급했다. 그런 글을 연재하면 어떠냐고. 나도 욕심이 났다. 이제는 개인사에서 벗어나 도시와 관련한 사회사나 문화사를 아우르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도시탐구'는 지난 2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매주 한 편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나는 현재 <오피니언뉴스>, <이넷뉴스>, <뉴스포스트>에서 칼럼니스트로 혹은 객원 기자로 매주 최소 6편의 칼럼이나 기사를 마감하고 있다. 모든 원고는 A4 2장이나 2장이 넘어가는 분량이다. 덕분에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도 많고 취재로 나름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 매거진은 '도시탐구' 연재를 취재하고 글로 쓰는 과정을 담은 일기가 될 것이다. 물론 다른 기사의 취재 과정에 관해 쓸 때도 있겠지만.


아무튼, 50대 새내기 기자가 글을 쓰기 위해 사전 조사와 취재를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기사가 나오는지에 대한 기록이 될 것이다.


생각해 보니 혹시나 기사가 되지 못한 이야기를 여기에 담을 수도 있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