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찾아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by 김동환 예비작가

난 하루를 보내면서 매일 비슷한 길을 걸어간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매일 비슷한 길을 걸어가며, 그 길이 내 삶의 길이었다.

무료한 듯 느껴지는 생활에서 가끔은 다른 삶을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난 매일 걸어가는 비슷한 길을 걸어간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건널목을 걸어가며, 돌아오는 길에 커피 한 잔씩 들어도 우린 매일 같은 길을 걸어간다.

한 번도 바쁘게 뛰어 달려가는 모습이 없었다.

어린 날에는 하루에도 몇 번을 뛰어노는 날이 많았다.

운동장에서 아니면 복도에서 친구들과 뛰며 소리치고 놀았다.

어느 순간에 나는 아니 우리는 뛰는 날보다 그냥 평범한 모습에 걸어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뛰는 것을 생각할 이유도 없이 처음부터 뛰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사람처럼 난 뛰는 일이 없었다.

매일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이유이다.


어느 날, 눈에 보이는 나는 뛰는 바쁜 일상에도 뛰는 모습이 아닌 걸어가는 모습이지만, 내 안에서는 쉼 없이 매일 매 순간을 뛰며 달리고 있었다.

삶의 길과 방향을 모르는 내 안에 나는 지금 내가 걸어가는 방향대로 쉼 없이 뛰어가는 모습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무심하게 걸어가는 것에 익숙해하던 삶의 길을 늦어도 뛰는 것을 잃어버렸는데, 내 안에 나는 계속 달리고 있었다.

내가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았는데, 내 안에서는 계속 달리고 달려 쉼이라는 것도 없이 그렇게 달리고 있었다.

내가 확신할 수 없었던 내 목표와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열망이 없어서 내 안에 나는 무엇이라도 찾으려는 듯 쉼 없이 달리고 있었다.

매일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 지금 생활에 내 삶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날에 내가 가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렸으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지 목적을 잃어버렸다.

어쩌면 사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일지 모르겠다.


숨을 쉬고 있지만, 목표를 잃어 어디로 가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숨 쉬는 것이 중요할까?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 기억마저 잃어버린 사람에게 삶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회라는 곳으로 나와 처음에는 분명 추구하는 방향이 있었을 것이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도 흐리지만 나에게도 그런 것이 있었다.

언제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난 분명 목표를 잃어가고 있었고, 목표가 점점 흐려지면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게 흐려져 이젠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었다.

내 가슴속에서 흐려지는 목표가 점점 뚜렷하지 않아서 내 안에 나는 그렇게 쉼 없이 뛰어가며 찾으려 했던 것인가 싶다.

삶에 나아갈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니,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도 흐려지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이 흐려지는 것이 단순히 그 하나만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좋아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것도 이젠 기억나지 않는다.

삶에 대한 목표를 잃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잠시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간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인데, 기억하지 못했다.


가끔 내가 이것을 좋아했나? 하는 의심을 나에게 하게 된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의 끌림에 이끌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냥 좋아한다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에게 의문을 던져본다.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내 안에 나에게 물어보고 싶다.

너에게 무엇으로 전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내 마음에 허기짐을 무엇을 충전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좋아할 수 있는 것인지 주변을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사도 그 즐거움은 집에 돌아오는 순간 사라진다.

물건으로 내 마음의 허기짐을 채우기에는 많은 것이 부족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마음의 허기짐을 채울 수 없었다.

등산을 하면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으며 땀을 흘려도, 높은 산 정상에서 내 발아래 넓은 풍경을 보고 있어도 내 마음의 허기짐은 사라지지 않는다.

등산을 하는 길이 너무 힘들어 그 자리에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아직은 내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빠르게 뛰는 심장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본모습을 찾아갈 때 내 안에 나는 아직도 쉼 없이 달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등산은 정상이라는 목표가 있고, 나는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내 삶의 길은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했던 목표가 흐려져 이제는 그 모습을 잃어버렸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렸다.

마음의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도 그것도 무엇인지 기억하지 못하고, 평소 자주 하는 것을 해도 정말 좋아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새로운 것을 찾아 좋아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 무엇도 찾지를 못했고 마음의 허기짐은 계속되고 있었다.

내 마음은 목마름에 갈증을 느끼듯 허기짐은 계속 나에게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내 안에 나는 멈추지 못하고, 계속 삶의 길을 찾으려 달리기만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쉼 없이 달리기만 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찾기 위해 그 긴 시간을 달려왔을까?

삶이라는 길을 달려서 여기까지 오기보다는, 조금 느려도 걸어서 올 수 있는 길을 왜 그렇게 달려왔는지 지금은 이유를 모르겠다.

삶이라는 길을 달려오면서 나는 마음속에서 넘어졌다.

무엇이 나를 가로막았고, 무엇이 내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인지, 아니면 달리다 지쳐 쓰러진 것인지 구분할 수 없어 막막함에 무릎 꿇고 멍하니 땅만 쳐다보고 있다.

넘어진 나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볼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내가 무엇에 걸려 달리던 길을 멈추고 넘어지게 되었는지, 난 그것을 찾고 있다.

무릎 꿇고 땅만 바라보면서, 무엇이 나를 넘어지게 만들었는지 눈으로 찾기보다는 머리로 생각하며, 찾으려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장애물로 나타난 것은 없었다.

내 삶에 장애물이 생각나지 않아 눈을 뜨고 내 마음이 달려온 길을 뒤돌아 봐도 나를 넘어지게 했던 그 무엇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넘어지게 만들어 무릎 꿇고, 일어나지도 못하게 힘없이 땅만 바라보게 만든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 안에 내가 달리는 것이 힘들어 지쳐 쓰러진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나는 모른다.

내 안에 내가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리던 모습은 나는 분명 봤었고, 무엇이든 언제이든 열심히 쉬지 않고 달렸다.

그런 내 안에 나에게 잠시 같이 쉬는 일이 나에게는 없었다.

원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래도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너무 힘들어 무릎 꿇고 쓰러진 지금 달려온 길을 뒤돌아 보지만, 처음 출발한 그곳이 어디인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무릎 꿇고 넘어진 내가 힘을 내어 내가 마주한 앞을 봤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왜 지금까지 달려왔는지 그 이유도 모르겠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닌 순전히 내가 선택하여 말없이 달려왔던 길인데, 돌아봐도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고, 달려가던 앞을 봐도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처음에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난 많은 노력을 했다.

열정과 정성이 최선이라는 말속에 나를 담아 전진했다.

그런 날에 나는 걸어가지만 내 안에 난 열심히 달려주었다.

내 안에 내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달려준 덕에 난 열정이라는 불을 피웠고, 정성을 담아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나를 위해 달려준 나였다.


내 안에서 보이지 않게 불을 피워줬고, 내가 그 따뜻한 불에 삶이라는 목표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게 해 줬다.

삶이라는 목표는 내 마음에 허기짐을 느끼지 못하게 항상 가득 채워주는 에너지였다.

내 안에서 달리던 나는 분명한 목표를 향해 끊이지 않게 쉼 없이 달려주었고, 무엇을 하든 나를 항상 기쁘게 만들어 줬다.

그런 기쁨이 내 마음에 허기짐이 없도록 항상 열정으로 가득했다.

그때 난 넘어지지 않았다.

단 한 번도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내 안에 나는 넘어지지 않았고, 눈앞에 나타난 장애물을 잘 뛰어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달려가던 내가 어느 순간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고, 잃어버린 목표 때문에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

지금 내가 무릎 꿇고 쓰러진 이유인 듯하다.

무릎 꿇고 쓰러져 고개조차 들어 올릴 힘이 없는 나에게 마음의 허기짐까지 찾아왔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삶이라는 방향을 잃어버려 무릎을 꿇었고, 내 마음에 허기짐이 찾아와서 고개를 들어 올릴 힘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난 분명하지 않고 기억하지 못하지만 처음에는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내 안에 나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그 방향으로 달렸던 것이다.

이제는 내가 잃어버린 목표가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고, 내 안에 나는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쉼 없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쉼 없이 달리던 나는 힘이 들어 지금 무릎을 꿇었고, 내 마음에 허기짐으로 찾아온 것이다.

삶에 의미도 목표도 잃어버린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듯 무릎을 꿇어버린 것이었고, 고개를 들어 올릴 힘까지 없어 그 자리에 땅바닥만 무의미하게 보고 있을 뿐이다.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앞도 보지 못했다.

이젠 이곳에서 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꿇었던 무릎마저 포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무리 뒤를 돌아봐도 보이지 않았던 장애물과 무릎 꿇고 고개 들어 앞을 보아도 보이지 않는 목표가 나를 어디로 가야 되는지 알 수 없는 지금 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새로움을 찾으려 해도 마음에 허기짐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무릎 꿇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난 포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포기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모든 것에서 벗어나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쉬고 싶은 그 순간 내 안에서 열심히 달리던 내가 나를 붙잡아 줬다.

그 붙잡아준 것이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줬다.

아직까지 무릎은 꿇고 있지만 포기하지 못하게 나를 붙잡아주고 있었다.

내가 힘을 잃어 바닥만 보고 있던 나를 힘을 내어 앞을 볼 수 있게 나를 붙잡아 줬다.

내가 열심히 달리다 넘어지게 만든 장애물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생각 속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순간 나를 붙잡아준 내 안의 내가 알려준다.

나를 넘어지게 만들어 무릎 꿇게 만든 것이 삶이라는 장애물이 아니라 나 스스로 넘어진 것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삶이라는 목표를 잃어버려 나 스스로 넘어져 무릎 꿇고 쓰러진 것이라고 말해준다.

무릎 꿇고 넘어져 목표를 잃어버려 열심히 달리던 내 안의 내가 앞으로 가야 될 방향을 잃어버렸고, 다시 목표를 찾아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 잠시 무릎 꿇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나를 붙잡은 그 마음이 나에게 전해준다.


난 힘들었다.

삶의 목표라는 방향을 잃어 가야 할 곳을 알 수 없어서 내 안에서 달리던 나는 힘들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난 착각하고 있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허기진 마음에 채울 수 없는 지금의 내 모습으로 많은 것들에서 벗어나 포기라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 버렸던 것이다.

난 지금 나를 붙잡아준 내 안에 나로 인해 고개들 힘이 생겼고, 그 힘으로 앞을 보게 된다.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쉼이 필요하면 무릎 꿇은 상태로 잠시만 쉬고 있으면 된다.

나를 붙잡아준 내 안에 내가 전해준 힘으로 앞을 계속 보며 새로운 목표를 찾으면 된다.

그렇게 찾아진 목표로 난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이고, 그 목표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이번에는 뛰지 않고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

느리지만 조금씩 걷다가 목표가 뚜렷하고 삶에 분명한 이유가 생긴다면 그때 다시 달리면 된다.

그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게 내 마음에 허기짐을 잘 채워야 한다.


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유를 얻을 거라는 착각을 했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자유를 얻는 것 이상으로 나에게 쉼이라는 것을 줄 거라 착각을 했다.

결코 포기는 자유와 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고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내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릴 힘이 생긴다면, 내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찾으면 된다.

새롭게 찾은 방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걸어가는 길에 뒤돌아 보지 말고, 내 마음속 허기짐을 채워줄 목표가 뚜렷함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 줘야 한다.

내 마음속 허기짐은 다른 무엇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목표한 방향을 향해 뚜렷한 내 발걸음 하나에 조금씩 채워지는 것이다.

목표에 대한 방향과 열정이 무릎 꿇은 나를 일으켜 세워줄 것이고, 앞을 볼 수 있게 고개들 힘을 줄 것이다.

내가 나를 붙잡아줘야 목표가 보일 것이고, 그래야 보이는 목표를 향해 첫 발걸음을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내딛는 발걸음에 내 마음의 허기짐이 조금씩 채워 줄 것이고, 허기짐이 가득 차 오르면 그때 다시 달리면 된다.

목표가 뚜렷하면 허기짐으로 내 마음에 열정이 바닥나지 않을 것이다.

허기짐 없이 가득 채워져 있다면, 달린다 해도 비워지지 않을 것이고, 열정이 생겨 더욱 나를 뚜렷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 무엇이 장애물로 내 앞에 나타나도 난 포기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를 향해 뛰어넘어갈 것이다.

난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잠시 방향을 잃어 무릎 꿇은 것이고, 그건 내가 나를 붙잡아 줘야 일어날 힘이 생긴다.

돌아보지 말자, 보이는 목표라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자.

난 충분히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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