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통해 나를 보게 된다.
햇빛이 강렬한 한낮에는 시원함을 아무리 찾아도 갈증과 더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긴 장마에 내리는 시원한 비는 무더운 여름이 곧 찾아올 거라는 것을 알려주는 소식에도 소리 없이 찾아온 여름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잠시라도 무더움을 잊기 위해 아들과 손잡고 찾은 물놀이터에서는 내 아이의 건강함이 보였다.
또래의 친구들과 물놀이에 정신을 놓고 물에 젖었는지 땀으로 젖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없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작게 만들어진 물놀이터가 이렇게도 즐거운 곳인지 아들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난 나무 그늘에 서서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들고, 마음이 건강하게 뛰어노는 내 아이와 그리고 그 친구들을 보면서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작은 물놀이터에서 하던 놀이를 또 하고 또 하고 그렇게 다시 또 하고 그래도 무엇이 즐거운지 행복함이 얼굴에서 밝은 미소의 웃음이 떠나지 않고 환한 웃음을 계속 보인다.
그러다 잠시 나와 눈이 마주치던 순간에 그 아이는 나에게 웃으며 손 흔들어주는 아들의 모습이 나는 너무도 좋았다.
내가 들고 있던 시원한 음료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무더위에 그 시원함이 사라지고 내 얼굴에는 땀방울로 젖어들고 있다.
그 순간에도 내 아들은 친구들을 향해 물을 발로 차면서 뿌려대고 웃으며 즐거워한다.
친구들을 줄지어 잡으러 다니며 웃는다.
친구들과 모여 물속에 앉아 있으며 그저 해맑은 미소로 웃는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순간에 해맑게 웃는 모습이 끝나지 않고, 이렇게 오래 웃는 내 아이의 모습을 본 기억이 처음인 듯 기억나지 않는 해맑은 모습이다.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걸 해주고, 갖고 싶은 것을 주고, 먹고 싶은 걸 먹게 해주는 것이 결코 전부가 아니었다.
어쩌면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가지고 싶은 것이, 먹고 싶은 것이 내 아이의 욕구가 아닌 내 욕심과 내 고정관념이 만든 것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것이 보이면 그냥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 결정으로 그것을 산다.
저녁이 되면 출출함에 내 아이가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보다 내가 먹고 싶은 생각에 내 결정으로 메뉴는 결정했다.
오늘 작은 물놀이터에서 뛰어놀며 한없이 웃는 모습에 잠시 지금까지 흐른 시간을 돌아본다.
이제는 시원함을 잃은 음료 한 모금에 내 마음을 위로해 보려 한다.
친구들과 놀다가 내 아이가 나에게 달려온다.
그렇게 달려온 내 아이가 날 안아준다.
이미 다 젖어버린 내 아이가 나를 안아준다.
난 피할 수 없이 웃으며 내 아이에게 안긴다.
나를 안아주던 내 아이는 다시 친구들에게 달려간다.
난 이미 옷이 다 젖어 버렸다.
내 아이의 장난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나를 잠시 안아주고 싶어서였을까?
지금 나에게는 그것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내 아이가 친구들과 웃고 있다는 지금 그 사실이 중요했다.
열심히 놀고 있는 아이를 보는 나도 무더움에 조금씩 힘들어진다.
하지만, 내 아이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집에 가자고 할 수 없었고, 나도 혼자 갈 수 없었다.
내 아이의 웃는 모습을 언제 이렇게 볼 수 있을까?
내 아이의 건강한 웃음을 본 기억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 그렇게 뛰어라.
그래 그렇게 웃어라.
그래 그렇게 지금을 기억해라.
네가 지금 이렇게 웃는 것이 네 마음이 건강해지고, 네 정신이 건강해지고, 너에게 추억이 된다면 무엇이든 즐겨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난 네 뒤에서 바람이 되어 더 높게 날 수 있게 네 날개 아래에 불어주는 바람이 되어 주겠다.
네가 더 멀리 더 높게 날 수 있도록 난 너에게 그렇게 해 줄 것이다.
내가 지금 너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 웃는 모습을 절대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훗날 시간이 지나 다시 찾아오는 너의 여름에 오늘의 이런 추억이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없어질 것이다.
지금의 내 모습처럼.
사람이 살면서 무언가 추억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많아질수록, 지금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친구들과 그냥 모여서 이렇게 작은 물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없을 것이다.
어린 네가 어른인 내가 되었을 때, 지금의 나처럼 해맑게 웃는 내 아이를 바라보는 너를 발견할 것이다.
지금의 내 마음과 기분을 이해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어리던 네가 어느 순간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 내 마음과 기분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너의 웃음 속에서 마음이 건강하고 정신이 건강한 너를 나는 처음 발견했다.
이렇게 건강하고 밝은 마음만 가지길 네가 태어나는 날부터 바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을 잊고 공부하느라 힘들었고, 학원 다니느라 힘들었을 널 지금처럼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습에서 그때의 내 처음 바람을 기억한다.
지금 날 감싸는 무더위는 잠시 잊는다.
네가 이처럼 밝고 환한 미소에 잠시 무더위를 잊는다.
자주 놀아주지 못하는 나이지만 잠시의 여유로 네가 이렇게 행복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한 여름 들녘에 가득 핀 들꽃처럼 너의 환한 웃음에서 한들한들 부는 바람에 난 무더움을 잊고 시원함을 느낀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느낀다.
네가 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 속에서 나의 어린 시절에 추억이 생각나듯, 잠시 잊었던 기억이 난 너를 통해 나의 추억을 발견한다.
네가 많이 웃을수록, 많이 행복해할수록 난 그 모습에서 나의 추억을 발견한다.
사는 것에 잠시 잊어버린 어쩌면 기억 속 깊은 곳에 숨어서 꺼내지 못한 그때 내 모습의 추억이 지금 너를 통해 새롭게 떠오른다.
지금의 난 바라는 게 많아지고, 욕심내어 얻으려는 것이 많아지고, 타인과 경쟁하며 이기려 하는 내 일상의 모습이 아닌, 너처럼 그저 지금 시간에 행복하며 해맑게 웃을 수 있는 네가 잊었던 내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얼마나 놀았을까? 친구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엄마 손에 이끌려 사라지고 있다.
이젠 내가 너의 손을 잡고 네가 좋아하는 것을 사주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한다.
한 손엔 아이스크림 하나와 한 손엔 시원한 음료 하나씩을 손에 쥐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 이 순간에 난 네 손을 잡을 수 없지만, 아직도 네 얼굴에 남아 있는 밝은 모습에 손을 잡은 것보다 나는 더욱 행복하다.
네가 오늘 하루 즐거움과 행복으로 만족을 느낀다면, 난 그것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다.
일상에 지쳐 무엇을 해도 만족을 못하고, 항상 지쳐 있는 나 자신에게 넌 그 밝은 미소로 충분히 나에게 보상하듯 위로로 보답해 줬다.
지금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은 한 손에 아이스크림과 하나의 음료수뿐이지만, 그 작은 것에 넌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난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고개 숙여 너에게 인사한다.
앞으로도 뜨거운 여름 태양보다 더욱 밝고 환하게 잘 자라주길 소망한다.
감사하다.
이번 여름에 너와 짧은 이야기와 추억을 만들어서 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