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하는 부부를 위하여
이제 반쪽을 만났으니
온전해 지는 일만 남았다
온전해 지는 일은
반쪽의 눈을 가지고
반쪽의 귀를 가지며
반쪽의 마음을 가져라
반쪽의 눈을 가져라
그 눈으로 세상을 보라
그리하여 비로소 우리의 눈이 되게 하라
반쪽의 귀를 가져라
그 귀로 세상의 소리를 들어라
그리하여 비로소 우리의 귀가 되게 하라
거센 파도같은 화가 밀려오면
태풍에 배를 뭍에 묶듯이
바다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인내를
친구로 삼아라
반쪽의 말이 옳아서 거슬리면
반쪽의 마음이 앉을 자리를 마련하라
반쪽의 말이 틀려서 거슬리면
반쪽의 마음이 쉴 수 있게 하라
바른말은 받고 틀린 것을 바꿀 줄 아는
지혜를 가져라
온전히 하나되는 것은 없으니
항상 위하는 마음으로 먼 길을 가라
사랑보다
존중을 앞세우고
평행한 먼 길을 손잡고 가라
어느날 어릴적 친구가 연락이 왔다.
아들 결혼하는데 주례를 해달란다.
간곡한 부탁에 승낙을 했는데, 좋은 주례사라는 것이 고민한 만큼 의미가 없다.
내가 결혼할 때 은사님의 주례사는 한마디도 기억에 없다.
'참 무의미한 일이다' 생각했다.
그래도 신혼부부에게 남을 것이 없나 생각했다. 친구아들이 내 아들인 것 처럼.
그래서 쪽지에 글을 하나 남겼다.
들뜬 신혼 분위기에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 때 남겨둔 쪽지를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