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 그것을 체계적으로 해결하려는 컴퓨팅 사고를 몇 번이나 할 것 같은가?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다. 온 나라가 조금 시끄러웠다. 다름 아닌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위한 교과목의 도입으로 힘겨루기를 심하게 하였고 그 이후에 교과목 확대에 따른 실랑이들이 힘 빠지기를 기다리는 형국이다. 지금도 컴퓨팅 사고에 관련된 시간을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이를 외면하는 사람들과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아마도 단순한 문제라기보다는 말하기가 힘든 삶의 문제와 연결되는 있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 본다.
일반인들에게는 그냥 '코딩'이라는 조금은 경박해 보이는 낱말로 치부하는 이것은 선진국에서는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이라는 단어로 사용된다. 미국은 SAT라는 대학시험에 '컴퓨터과학'과목이 시행된 지 꽤나 오래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학시험과목도 아닌 교과과정에 진입하고 확대하는 것이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2006년 이 단어를 처음 사용했던 카네기멜론 대학의 Jeannette M. Wing교수는 '컴퓨터과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이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이라고 간단히 말했다. 그 이후 다른 학자들과 컴퓨팅사고가 전학문, 산업계 그리고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컴퓨팅 사고력은 정보처리(업무처리)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해법(방법)이 표현되도록 '문제'와 '해법(방법)'을 체계화하는 능력과 관련된 '사고 과정(프로세스)'이다(Jan Cuny, Larry Snyder, and Jeannette M. Wing, “Demystifying Computational Thinking for Non-Computer Scientists,” work in progress, 2010).
'컴퓨팅(computation)'은 과학에서 '이론', '실험'과 더불어 3대 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Computation is recognized as the third pillar of science, along with theory and experimentation(President’s Information Technology Advisory Council, “Computational Science: Ensuring America’s Competitiveness,” Report to the President, June 2005).
컴퓨팅사고 능력이 그렇게 신박한 것인가? 컴퓨팅사고가 잘 되는 학생, 쉽게 이야기해서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라도 상관없으니 그런 경험이 있는 학생은 이런 사고의 훈련이 되었다고 본다. 이런 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를 할때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이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대학의 많은 과목들이 컴퓨팅사고에 기초한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고, 학문도 산업도 그런 흐름에 벌써 앞서가고 있다.
안타깝지만 대학으로 올라오는 우리 학생들은 컴퓨팅사고력 경험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컴퓨팅사고력는 늦게 출발하면 할수록 사고의 변환에 애로를 많이 겪는다. 그런데 이 컴퓨팅사고력 증대가 옛날 엄마 손에 질질 끌려 베이직 프로그램 배우러 가는 것과 같은 것으로 오해를 많이 한다. 컴퓨팅사고력의 결과물 중에 하나가 프로그래밍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컴퓨팅사고는 다양한 형태로 그 결과물이 표현된다. 논리적으로 만들기를 하는 것부터 절차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컴퓨팅 사고력의 결과물이다.
다행스럽게도 컴퓨팅 사고력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던 시기에 국내에서도 이에 관한 많은 자료들이 만들어졌다. 초등학교는 물론 중등과정에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면 정보과목이 처음 생겨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다. 온라인에 접속하면 훌륭한 교육자료들이 부족한 인력을 매워 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능 과목에 컴퓨터과학이라는 과목이 포함된다면 이와 같은 논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물론 포함되는 것이 힘들겠지만. 중등과정에서의 이런 준비는 대학교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크지 않은 물리적 규모 덕분에 우리나라는 하드웨어 인프라로 정보기술에 어느 정도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육 시스템 근간 부터 처방하는 미국을 위시한 유럽 선진국가들의 노력을 먼산에 불구경하듯 하면 해마다 하는 노벨상 한타령 신세를 계속 면치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