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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Jun 07. 2022

UX case study. 다이어트 앱+a

다이어트신 (+a) : 회고

케이스 스터디 시작 동기와 서비스 선정 이유

열성 사용자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앱과 만난 지 꽤 되었다 (아마도 시즌 1부터). 그래서 시즌 2의 변화가 반가웠지만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왜 다이어리 화면은 바뀌지 않을까?"


마침 참여 중이었던 UI 스터디의 주제는 하나의 서비스를 선정해서 화면 한 장의 UI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일일기록 화면을 좀 더 편하게 바꿔 보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스터디를 시작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탐색 범위가 점점 커졌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묘하게 사용하기 불편한 느낌이 선명한데도 충성 고객층이 있는 것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왜 이 앱은 모바일 시장에서 국내 최대의 다이어트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는가? 사용상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충성 고객이 발생하도록 만드는 이 앱의 강점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이 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화면을 바꾸는 동안 이 화면은 굳이 건드리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를 계속 질문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의 대상이 단순히 일일기록 화면 한 장이었던 것이 식단 등록 과정이 되었고, 월간 다이어리라는 메뉴가 되었고, 급기야 앱의 콘텐츠, 구조와 비즈니스 포지셔닝으로 확장되었다. 시작은 화면 하나였지만.. 그 결과물이 5개 글로 된 시리즈가 될 줄이야 (스터디에서는 다이어리, 식단 등록 과정까지만 했던 게 그나마 다행이지 않을까).


한계 혹은 아쉬웠던 점

이 케이스스터디는 대부분 혼자 생각을 발산하고 수렴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논리적 구성이나 아이디어의 표현에 있어 아쉬움이 몇 가지 남는다.


1. 시장 분석 부분. 최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활용하고자 노력했지만 전문가 차원의 정확한 시장조사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갔을 것이다. 무엇보다 다이어트 시장이라는 정의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내내 껄끄러웠다. 오히려 헬스케어 쪽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다이어트 시장을 헬스케어 시장과 동일시하기에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서치 중 "시장은 정의하는 대로 달라진다"는 내용을 보고 비로소 약간의 안심과 함께 글을 올릴 수 있었는데, 더욱 면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TAM-SAM-SOM 프레임워크 등 별도의 도구를 활용해서 다이어트 시장이 무엇인지 그 범주를 명확히 정의하는 단계가 필요해 보인다.


2. 사실 뽑아낸 아이디어는 더 있었는데 이 친구들을 효과적으로, 100%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정보는 많은데 어떻게 보기 좋게 표현하지..? 라는 생각 때문에 월간 달력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밀리그램은 이 부분을 참신하게 풀어냈는데 바로 달력 부분을 다이어리 꾸미듯 '테마' 컨셉으로 접근한 것이다. '식단&운동시간' 타입을 기본으로 주고, 가입 시 처음 부여되는 3일 챌린지를 하면 새로운 꾸밈 테마를 주는 방식이다. 기록을 하거나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신체&식단&운동' 타입, '걸음수' 타입과 같은 새로운 테마를 사용할 수도 있다. 편의성과 수익성을 다 잡을 수 있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베낄 수는 없었기 때문에... 더 고민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겨두었다. 꾸준한 노력 그리고 협업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3. 실제 사용자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 VOC나 블로그 리뷰로 일정 패턴을 뽑을 수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이 한정적이기도 하고 광고 등으로 오염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신빙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왔다(굳이 말하면 차선책 정도? 참고용으로는 활용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첫째, 일일기록화면을 바꾸지 않는 이유가 이걸 커뮤니티에서 너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화면을 챌린지 인증이나 비포 애프터를 인증할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가 모르거나 간과했던  사용 맥락이 이것 말고도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해 사용자의 의견을 실제로 듣지 못한  아쉬웠다.


둘째, 또 다른 연계 서비스인 '다신트레이너' 앱을 미리 범주에 넣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눈바디 콘텐츠를 처음 떠올렸을 때 이 부분을 고도화해서 다이어트신 앱 내의 운동 콘텐츠와 연계한다면 나름 괜찮은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게 스터디 후반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벌려놓은 게 많아 이 정도 범위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에 있어 미리 실제 사용자의 의견을 들어봤더라면 더 풍부한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배운 점, 느낀 점

하지만 이 케이스스터디를 통해 배운 점들도 많다.


1.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기. 이 케이스스터디를 통해 앱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관점? 에 개미 눈곱만큼이나마 눈뜬 것 같다. 처음 봤던 건 화면이었지만 화면을 넘어 흐름이 보였고, 그 흐름이 전체 앱에서 어떤 구조로 짜여 있으며, 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무엇인지를 알게(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앱을 하나의 시장 안에서 바라보면서 기능/서비스를 왜 그렇게 구성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2. 긴 글의 구성 능력. 오랜만에 여러 장의 글을 써봤다. 원래 글을 잡으면 어떻게든 흐름이 나오는 스타일이다보니 이제까지는 의식의 흐름에 가까운 글을 많이 썼는데, 이번 시리즈를 통해 글을 구성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초반에 머리는 좀 아팠지만 간만에 머리가 돌아가는 기분을 느꼈다.


3. 그럼에도 혼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아무래도 혼자 발산하고 수렴하면서 내 생각을 교정받지 못하거나 같은 주제에 대한 다른 관점이 들어오지를 못해서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다.



마무리

어떻게든 5개 글(정확히는 6개지만 하나는 다른 곳에다가 썼다)을 붙잡고 끝낸 나 자신!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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