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미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OO에는 회사가 많이 있다. 직주근접을 위해 OO에 살고 싶은 사람이 많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OO에 있다. 나도 OO에 살고 싶지만, OO 집값은 비싸다.
돈 있는 사람은 OO에서 출퇴근, 나는 편도 1시간, 왕복 2시간. 매일 그렇게 시간을 쓰고 있다.
그것도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내릴 때마다 "내릴게요~"를 외치며...
OO은 강남, 판교, 홍대 어디든 번화한 곳에 적용된다.
회사 15분 거리에 사는 사람과 1시간 거리에 사는 사람은 매일 각각 30분과 2시간을 출퇴근에 쓴다.
왕복 30분과 왕복 2시간은 하루 90분 차이.
매월 근무일을 20일로 잡으면 20일 * 90분 = 1800분 (30시간) 이란 계산이 나온다.
한 달에 30시간, 일 년에 360시간, 즉 매년 15일이 더 생긴다.
살짝 비약적으로 표현하면,
돈 있으면 1년의 15일을 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외에도 삶 속 다양한 곳에서 이런 예를 찾을 수 있다.
이번에 회사 워크숍을 에버랜드로 가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Q-Pass라는 게 있다. 이 패스가 있으면 오랜 대기시간 동안 줄 서서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바로 탈 수 있다. (Q-Pass 줄이 길다면 이 안에서도 기다려야 하지만 총 대기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한다, 자세한 것은 에버랜드에 문의!)
목적지에 최저가로 비행기 2번 환승해서 가는 것과 직항을 타고 가는 것은 거의 반나절 이상 차이 난다.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텐데-
다듬어진 깐 마늘과 생마늘의 차이,
청첩장을 낱개(청첩장 & 봉투)로 받는 것과 봉투에 포장된 채로 받는 것 등등
<인타임>이란 영화에서 시간(생명)을 사고파는 스토리가 있다는데 - 부자는 원래 긴 생명을 계속 상속받고, 돈 없는 사람은 하루 일해서 하루 살 시간을 얻는 식의 (영화를 안 봐서 잘 모름) -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출퇴근 관련하여 덧.
* 물론 장거리 출퇴근을 이용해 독서, 외국어 공부, 음악 감상 등 다양한 것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하철이나 버스 좌석에 엉덩이도 못 붙이는 아니 다른 사람과 몸이 닿지 않은 채 대중교통 이용만 할 수 있어도 감사한 사람이 많다.
*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건강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604271105018&code=9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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