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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Nov 08. 2016

내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그런 게 있긴 한 걸까

오늘 아침 출근길.


평소 같으면 우거지상(?)으로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회사를 향했겠지만, 짝꿍이 교육 일정이 있어 회사까지 차로 함께 갔다. 덕분에 생면부지 모르는 사람들과 몸을 맞닿을 필요 없이(!!) 가을 낙엽이 지는 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호사를 누렸는데 예술의 전당을 지나다가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 현수막을 보았다. 중년의 한 연기자가 방긋 웃고 있었는데 정영숙 님이었다. (포스터를 딱 보고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은 모르겠는, 옛날 드라마에 진짜 많이 나오신 분이라고 했는데 공연 정보 찾아보고 이름 알게 됨)


http://www.sac.or.kr/program/schedule/view.jsp?seq=31059&s_date=20160831


여튼, 그래서 순간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뭔가 저분이 저 업에 대해 가진 숭고한 마음 때문이었달까.

저분이 돈이 궁해서 연극을 하신다기보다 본인이 아직 연기자로서 좋은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감동이나 어떤 메시지(연극 내용이 담고 있는 메시지든, 시니어 시티즌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전하고 싶었다든지, 그것이 무엇이 됐든 무언가를)를 전하고 싶으시지 않았을까. - 윤여정 님은 돈 급할 때, 절실할 때 좋은 연기 나온다도 하셨지만 ㅎㅎ - 저분의 사정이 어떠했든 넘나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 부럽기도 하고.

비슷한 맥락에서 1박 2일에 차태현 님이 이화여자대학교 강의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해서 마음이 뭉클했던 적이 있다. 본인의 마지막 목표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http://news.topstarnews.net/detail.php?number=202161

[예능리뷰] ‘1박 2일’ 차태현, “나의 마지막 목표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것”, #TV리포팅 - 톱스타뉴스(TopStarNews.Net)

‘1박 2일’의 차태현이 마지막 목표에 대해 언급했다. 26일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를 찾은 ‘1박 2일’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1박 2일’ 방송에서 자존감이 낮아졌다는 학생의 말에 차태현은 “최근 영화가 잘 안 돼서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다”라고 너스레를 떤 후 “너무 당연한 거 같다. 살면서 이겨나가는 거고 지금 자존감이 떨어졌다고 너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차태현은 “‘땡땡처럼 살아라’ 라는 것이 주제 아닌 주제라고 하면 여러분들의 이름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이름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차태현은 “애처가로 알려져 있는데 연애를 해보며 한 사람을 오랫동안 좋아하는게 힘든 걸 알았다. 어떻게 첫사랑과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을 하고 계신지”라는 학생의 물음에 “첫사랑이랑 꾸준히 오랫동안 사는게 너무 많이 포장되어 있는 거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차태현은 “많이 만나 봤으면 좋겠다. 나는 못 해봤으니까. 저는 저 처럼 살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근데 그게 중요한 거 같진 않다. 상황이 그렇게 됐고 저는 좋았다. 연예인으로 치면 결혼이 빠른 나이일 수도 있는데 한 번만 더 뜨고 결혼했으면 했지만 안되더라. 결혼 1년 미룬 것도 엄청 혼났었다. 그러다 대차게 꺼지라고 해서 심하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곤 했다”라며 “결혼하고 나서 했던 작품들이 잘 됐다. ‘과속스캔들’도 그렇고.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는 거 같다. 열심히 하다보면 생기는 거 같다. 헤어져도 괜찮다. 다른 사람 만나면 된다”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인생의 목표를 무엇을 잡아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차태현으로 살며 마지막 목표가 뭔지 궁금하다”라는 학생의 물음에 “저의 마지막 목표는 되게 단순하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게 목표다. 꿈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저는 고3 때 피디, 탤런트, 가수가 꿈이였다. 영화감독이 돼서 연기하고 OST부르면 되겠다 해서 그게 고등학교 때 꿈이였다”고 과거의 꿈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전국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다룬 프로그램 KBS ‘1박 2일’는 매주 일요일에 방송된다.

www.topstarnews.net

 


정말로 그 일을 좋아하고, 일에 대한 존경심이랄까 그 업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그런 생각은 하기 힘들 거 같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습관처럼 당장이라도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고, 내가 돈만 있으면 안 이러고 있는다고 하는데. 죽을 때까지 그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은 그 일이 돈 때문도, 명예 때문도 아닌 그 일 자체에서 오는 희열이나 경외감 같은 것 때문 아닐까.


나한테 그런 일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런 일이 있긴 한 걸까.

IT가 참 좋긴 한데 :)


어릴 때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벌어먹고 살 수 있으면 그게 성공이다"라고 하셨는데 갈수록 진리임을 깨닫는 중.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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