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홍 Dhong Feb 05. 2017

어떻게 하면 출근길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

나는 회사에 놀러 간다

나의 화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출근길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였다.


물리적 출근 환경 개선

나는 내가 그렇게 만원 지하철을 싫어하는 사람인 줄 몰랐다. 이전 직장에는 출퇴근 시간이 탄력적이어서 혼잡시간대가 아닌 시간에 출퇴근을 하기도 했거니와 이용하는 노선이 여유 있는 편이라 거의 앉아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회사를 옮기고 나서 초초 초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이사를 했다. 환승 없이 한 번에 닿을 수 있는 곳으로.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기준으로 환승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해당 호선의 역 주변으로 구했다.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고, 이사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었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말이지 삶의 질이 많이 개선되었다. 전에는 출근길에 뭔가 억울함이 많았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 싶고, 이 고생을 한다 해도 부귀영화는 못 누릴 텐데 싶고, 회사에 도착하면 진이 빠져있고, 여러모로 힘들었으나 지금은 쌩쌩하다!


차를 사거나, 이사를 하거나, 현실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정말이지 출근길과 회사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즐거운 음악과 함께

태생적으로(?) 흥이 많은 타입이라 둠칫 둠칫 음악을 들으면 리듬을 절로 타게 된다.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신이 나서 음악에 많이 의존한다. 우울할 때 더 우울한 음악을 들어서 감정을 해소시키기도 하고, 내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 가사가 있다면 그 노래만 무한 반복 (예, 빈지노의 Break), 영화 OST나 EDM 등 그날 그날 기분에 맞게 음악을 들으면 출근하면 자리에 가서 앉기까지 감정을 정화시키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가방 안 들고 다니기

얼마 전부터 시험적으로 운영해 볼까 하고 가방을 안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발걸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백팩이든 크로스백이든 별것 안 가지고 다녀도 어깨를 누르는 느낌이 있는데 양 어깨와 양 손을 자유롭게 하니 거동도 더 자유롭고 덜 피곤하다.

단점이 있다면,

주머니가 작은 옷을 입을 때는 리디북스 페이퍼를 못 가지고 다님

눈이나 비올 때 혹은 올지도 모를 때 우산을 손에 들고 다녀야 함 (일단 회사에 하나 가져다 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회사에 놀러 간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마음먹으면 생각보다(?) 회사에 가는 일이 즐겁다.


생각해보면 어차피 매일 짝꿍도 출근하고, 낮에 나 혼자 - 물론 혼자 정말 잘 놀지만 ㅜㅜ - 할 일도 딱히 없다. 사람 만나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하루 최소 n명과 m마디 이상 나누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고, 사회 구성원으로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다. 무엇보다 자본주의에서 돈을 벌지 않고선 영위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회사에 가야 한다. 놀러 가서 돈도 받으면 얼마나 좋은가!

회사에서 일 안 하고 놀겠다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신나게 일과 놀아보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강하고, 성취욕이란 게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거는 것의 효과가 괜찮다.


다음 주에도 신나게 회사 가서 놀아야지!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