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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May 04. 2017

경이로움 그 자체,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기 _ 일정 _ 2/3

들어가기 전에...

* 아래 일정은 2015년 8월 말~9월 초에 여행했던 일정입니다. (날씨 및 일출/일몰 시각을 고려해야 합니다)

* 표지 이미지는 직접 촬영한 것이고, 본문의 모든 사진의 출처는 Unsplash.com입니다.

*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를 하면서 한 숙소에서 하루만 머물렀습니다. 매일 체크인하고 다음날 아침에 체크아웃해서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여 머무르는 식이었습니다.

지명 국문 표기는 <아이슬란드 101> 책을 따릅니다.


들어가기

* 이 글은 아이슬란드 여행기 총 3편 (준비/일정/그후) 중 2편입니다.

아이슬란드 여행기 _ 준비 _ 1/3 : 두근두근, 아이슬란드 여행 준비

- 아이슬란드 여행기 _ 일정 _ 2/3 : 경이로움 그 자체, 아이슬란드

- 아이슬란드 여행기 _ 그후 _ 3/3 : 다시 가고 싶은 아이슬란드


Summary.

전체 일정 요약

Day 0.

인천에서 레이캬비크로 출발

Day 1.

레이캬비크(Reykjavík) - 하르파(Harpa) - 할그림스키르캬(Hallgrímskirkja)

- 레이캬비크(Reykjavík)에서 숙박

Day 2.

싱벨리르(Þingvellir) 국립공원 - 게이시르(Geysir) -  굴포스(Gullfoss) - 셀랴란드스포스(Seljalandsfoss) - 스코가포스(Skógafoss) - 디르홀레이(Dyrhólaey)

- 비크(Vik)에서 숙박

Day 3.

스카프타펠(Skaftafell) 국립공원 빙하 워킹투어 - 스바르티포스(Svartifoss) - 요쿨살론(Jökulsárlón)

-  호픈(Höfn)에서 숙박

Day 4.

듀피보구어(Djúpivogur) - 에이일스타디르(Egilsstaðir)

- 세이디스피오르드(seyðisfjörður) 숙박

Day 5.

데티포스(Dettifoss) - 아우스비르기(Ásbyrgi) -  미바튼 네이처 바스(Myvatn Nature Baths / Jarðböðin við Mývatn)

- 미바튼(Myvatn)에서 숙박

Day 6.

후사비크(Húsavík) 고래투어 - 고다포스(Goðafoss)

- 아퀴레이리(Akureyri)에서 숙박

Day 7.

보르가네스(Borgarnes) - 할그림스키르캬(Hallgrímskirkja)

- 케플라비크(Keflavík)에서 숙박

Day 8.

레이캬비크(케플라비크 공항)에서 인천으로 이동



<아이슬란드 101> 여행책에 따르면, 6박 7일 일정은 레이캬비크와 남부 해안 투어를 제안하고, 8박 9일이면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를 권한다. 우리의 일정은 7박 9일(왕복 비행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론 7박 7일). 선택을 해야 했다. 초 부지런하게 한치의 오차 없이 링로드를 한 바퀴 돌 것인가, 아니면 여유 있게 남부 해안 까지만 볼 것인가. 우리 답지 않게(?) 살짝 욕심을 내기로 했다. 링로드 일주 고고. 초반에 일정을 좀 타이트하게 가고 (해가 조금이라도 길 때이자 기력이 있을 때 일 거라 생각해서) 후반을 좀 여유 있게 돌기로 했다.


Day 0. 인천에서 레이캬비크로 출발!


FINNAIR AY42 항공편으로 출국, 총 9시간 35분에 걸쳐 헬싱키로 이동. 1시간 30분 정도 중간에 대기했다가 AY6817(ICELANDAIR) 편으로 레이캬비크로 3시간 25분 더 비행. (아직 한국에서 아이슬란드로 가는 직항편이 없다...)


Day 1.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

오후 4시쯤 공항에 도착! 제법 쌀쌀한 날씨에 외투를 꺼내 입고 공항에서 렌터카 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는 셔틀을 타고 이동. 차를 받아서 레이캬비크(Reykjavík) 시내로 이동하여 호텔에 짐을 풀고 주변을 산책했다. 해변길을 따라 산책을 하여 하르파(Harpa)를 찍고 레이캬비크 최고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할그림스키르캬(Hallgrímskirkja)를 방문. 밤 10시 정도가 되었는데도 많이 어둡지 않아 설렁설렁 돌아다니고 숙소로 돌아와 쓰러져 잠들었다.


Day 2. 아이슬란드 골든서클 +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한 곳은 싱벨리르(Þingvellir) 국립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면서 '여기 뭐야, 여기 왜 유명한 거야. 그냥 평범한 공원 같은데 이름만 붙여 놓은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다.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판이 이동하면서 만들어낸 균열이 장관을 이루고 있고, 곳곳을 직접 걸어볼 수 있다. 대자연이 만들어낸 기이한 장면들에 압도됐다. 이게 아이슬란드구나 싶었다.


싱벨리르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게이시르(Geysir). 아이슬란드 하면 빠지지 않고 보여주는 물기둥이 솟구치는 간헐천. 매우 랜덤 하게 솟구쳐 오르기 때문에 쫄리는(?) 맛이 있고, 계속 지켜보게 되는 마력이 있다. 동영상을 찍었는데 지금 봐도 재밌다. 솟구치는 물기둥과 주변 사람들(우리 포함)의 환호가 지금도 생생하다.


게이시르에서 점심을 먹고 이동한 곳은 굴포스(Gullfoss). 아이슬란드 가서 처음 본 폭포. 와 이런 게 아이슬란드의 폭포구나 싶었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여기까지가 골든서클 3종 세트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남서부 해안으로 이동했다.


셀랴란드스포스(Seljalandsfoss). 유일하게 뒤로 들어가서 폭포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폭포다. 굴포스의 장대함에 놀랐다면 셀랴란드스포스의 섬세함에 감동했다.

폭포에 떠있는 무지개도 예뻤고, 폭포뿐 아니라 주변 경관도 예뻐서 한참을 머물렀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스코가포스(Skógafoss). 이때부터 나는 폭포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폭포라고 다 같은 폭포가 아니었다. 저마다 특색과 매력이 달랐다.

특히 스코가포스는 옆에 폭포 위로 올라가 볼 수 있는 길이 있어서 폭포를 위쪽 옆에서 바로 볼 수 있었다. 이 거대한 자연 앞에 나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달으며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옮겼다.


보통 이틀에 걸쳐 움직이는 동선인데 매우 의욕적으로 돌아보고 마지막 행선지인 디르홀레이(Dyrhólaey)로 향했다. 검은 해안과 코끼리 모양 바위가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이전에 돌아본 곳들의 벅찬 감동 때문이었는지 강행군으로 이동했던 피로가 쌓여서였는지 빨리 숙소로 가고픈 마음뿐이었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 춥고 하여 비크(Vik) 숙소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빙하 워킹투어가 있기 때문에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Day 3. 빙하 워킹투어 & 스바르티포스 & 요쿨살론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 바로 영화 <인터스렐라(Interstellar)>의 만(Mann) 행성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카프타펠(Skaftafell) 국립공원은 더 큰 단위로는 바트나요쿨(Vatnajökull)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서 빙하투어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사전에 투어를 예약해두었다. 정해진 시간까지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투어 회사로 가면 장비를 챙겨 작은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전문 가이드의 인솔하게 작은 그룹으로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볼 수 있다.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개인 단위로 둘러보는데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하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어떤 위험인고 하니 눈으로 보기엔 그냥 작은 웅덩이 같은데 실제로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이 파인 것이 있을 수도 있다. 일반 관광객은 밟아서는 안될, 혹은 가까이 가서는 안될 곳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전문 가이드와 함께 다닌다. (실제로 투어 다니는 동안 개인으로 돌아다니는 관광객은 보지 못했다)


꿀맛 같은 투어를 마치고 근처에 있는 스바르티포스(Svartifoss)로 향했다. 대부분의 폭포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면 보이고 (아니 접근하면서부터 이미 보이고) 내려서 5분~10분 내면 다다를 수 있는 반면에 스바르티포스는 산을 타야 했다.(산타기와 산책의 중간 정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크에서 스카프타펠까지 이동하고 빙하 워킹투어까지 마친 터라 살짝 피곤한 상태여서 갈까 말까 하다가 망설이다 갔는데 안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이전에 봤던 폭포들 보다 유량도 적고 작은 크기였지만 그 배경의 현무암 주상절리가 환상적이었다.


3일 차의 마지막 일정은 요쿨살론(Jökulsárlón). 바트나요쿨이 녹아서 흘러내린 빙하가 바닷물과 합쳐져 떠내려가는 길목이다. 막 도착했을 때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떠내려가고 있었는데 - 머무르는 동안 빙하들이 매우 정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단 걸 알게 되어서 - 그게 운 좋게 목격한 것이란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보트를 타고 빙하 사이사이를 구경해 볼 수 있는 투어가 있는데 저녁이 다되어서 도착한 탓에 이미 투어는 다 문 닫은 뒤였다. 어둑어둑해질 때라 그런지 여행책자에서 말하는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전경`까지 느끼진 못하고 다음의 숙소인 호픈(Höfn)으로 향했다.


Day 4. 세이디스피오르드로의 여정

2일 차와 3일 차의 폭풍 일정을 소화하고 느지막이 일어나 여유롭게 조식을 먹고 11시쯤 체크아웃하고 호픈 해변가를 거닐고 난 뒤 여정을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호픈(Höfn)에서 세이디스피오르드(seyðisfjörður)까지 이동하는 것! 가는 길에 작은 항구 도시인 듀피보구어(Djúpivogur)와 중간 거점도시인 에이일스타디르(Egilsstaðir)를 들렀다 갔다.

에이일스타디르(혹은 에질스타디르)에서 세이디스피오르드로 이동할 때 계속 오르막인 데다가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 확보가 10m 남짓되는 무서운 길이었다. 바로 옆에는 물(호수)인 거 같은데 이 길이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겠고 ㅜ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를 촬영한 곳이라고 했는데 도무지 어딘지 모르겠고,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그 길을 지나니 예쁜 마을이 하나 동화책처럼 보였다. 무사히 세이디스피오르드(seyðisfjörður)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동네 이곳저곳을 산책하고 휴식을 취했다.


Day 5. 데티포스와 아우스비르기, 그리고 미바튼

날이 밝고 다시 여정을 시작하니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의 93번 도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 역시 날씨가 중요하군! 링로드를 8일 만에 일주하려면 하루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전날 호픈(Höfn)에서 세이디스피오르드(seyðisfjörður)까지 이동한 이유는 바로 오늘 데티포스(Dettifoss)를 보러 가야 했기 때문!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에서 처음으로 비포장도로를 만났는데 생각보다 길고 험난했다. 데티포스를 볼 수 있는 지점은 폭포 양쪽에 동쪽 & 서쪽에 각각 있는데 조금이라도 오프로드(비포장도로)를 덜 가는 쪽을 택했다. 비교적 덜 험할 거란 기대를 걸고 선택한 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곳곳에 웅덩이가 파여있었고 그곳에는 물이 차있어 지날 때마다 까페라떼 색깔의 흙탕물이 튀어올랐다. 사륜구동 SUV가 아닌 골프급의 소형차를 타고 움직이기 버겁다고 느끼긴 처음이었다. (혹시 차가 어떻게 잘못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으나 아이슬란드 인랜드 오프로드를 다녀온 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험난한 길을 달리고 달려 데티포스(Dettifoss)에 도착했다. 힘들게 도착한 곳에 내려보니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춥고 여러모로 후덜덜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첫 장면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고 - 규모, 유량, 유속, 소리, 물보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데티포스는 어마어마했다. `네가 나를 보러 오려면 그 정도의 험난함은 뚫고 와야지`라고 말하는 듯했다. 파워 넘치는 데티포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차로 돌아왔다.


데티포스가 있는 곳에서 걸어서 왕복 1시간 정도면 셀포스(Selfoss) - 데티포스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음 - 에 가 볼 수 있는데 여건상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데티포스에 도착해서 아우스비르기(Ásbyrgi)를 갈지 말지 정하기로 했는데 셀포스를 포기했기에 아우스비르기는 가보기로 했다. 한참을 울퉁불퉁한 길을 뚫고 도착한 그곳은 여행 책자 사진에서 본 것보다 장대했다. 잠시 내려 연못을 둘러보고 미바튼(Mývatn)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엄청난 오프로드를 뚫고 나와 미바튼으로 향하는 길에 흐베리르(Hverir)에 잠시 들렀다. 활발한 지열지대로 유황냄새(계란 노른자 냄새)가 엄청났다. 냄새뿐 아니라 땅 색깔을 보면 뭔가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근데 그게 끝. 게이시르를 봐서 그런지 데티포스를 봐서 그런지 흐베리르는 딱히 흥미로울 것이 없어 미바튼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도착한 미바튼 네이처 바스(Myvatn Nature Baths / Jarðböðin við Mývatn). 아. 이 곳이야 말로 신선들이 쉬어가는 곳일까. 아니, 신선들이 사는 곳일까. 극락(혹은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뜨끈한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식사를 한 뒤 미바튼 호수가 보이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 참고로 아이슬란드에서 이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블루라군과 미바튼 네이처바스 두 군데가 유명하다. 여행 후기들을 보면 블루라군보다 미바튼이 작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사람도 적어 평화롭고 좋다는 평이 많아 미바튼을 택했다.


Day 6. 후사비크 고래투어와 고다포스

4일 차부터는 이동거리가 길어서 그렇지 들를 곳이 많지 않았던 우리는 거의 매일 조식을 먹고 느지막이 체크아웃을 했다. 이날도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어제 못 본 그리오타이아우(Grjótagjá) 온천동굴을 구경하고 후사비크(Húsavík)로 향했다.


후사비크(Húsavík)는 고래투어(혹은 고래 및 퍼핀 투어)로 유명한 곳이다. 아이슬란드에 왔으니 배도 타보고 고래도 보려는 마음에 사전에 예약을 하고 갔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배 멀비도 살짝 난 데다가 고래는 꼬리 잠깐 혹은 멀리서 물 뿜는 걸 보는 게 전부였다.

고래투어를 마치고 육지로 올라와 맛있게 점심을 먹은 뒤 고다포스로 이동했다.


이제 포스(폭포)는 볼만큼 봤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도착한 고다포스(Goðafoss). 역시 아이슬란드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나의 안일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름다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멀리서 보고, 가까이서도 보고, 오른쪽에서도 보고, 왼쪽으로 가서도 보고, 아래로 내려가서도 보고. 요리보고 조리봐도 아름다운 폭포였다. 그렇게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행선지인 아퀘리이리(Akureyri)로 이동했다.


아퀴레이리(Akureyri)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는데 호텔 직원이 오늘 밤에 northern lights(오로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원하면 연락해주겠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잠들었다가 한밤중에 전화를 받고 깨어보니 창밖에 오로라가!! 총천연색의 선명한 오로라 까지는 아니고 희뿌연한 색상이 넘실넘실 움직이는 게 보였다. 짝꿍은 좀 더 감상하고 나는 너무 비몽사몽이라 정말 찰나만 감상하고 다시 잠들었다.


Day 7. 보르가네스, 그리고 다시 레이캬비크

오늘의 목표는 하나. 다시 레이캬비크로 입성하는 것. 다음날 아침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기에 오늘의 할 일은 레이캬비크로 다시 가는 것 하나였다. 점점 체크아웃하는 시간이 늦어진 우리는 여유 있게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보르가네스(Borgarnes) 한 군데 정도만 들렀다 가면 될 것 같아 슝슝 달려 도착. 원래는 세틀먼트 센터(Settlement Center / Landnámssetur Íslands)를 둘러보려고 했는데 박물관 구경 대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택했다. 막바지 여유를 즐기며 바닷가를 산책하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스티키스홀뮈르(Stykkishólmur)나 그륀다르피오르뒤르(Grundarfjörður)와 같은 곳을 들를까도 했지만 생각보다 거리가 꽤 되어서 그냥 못다 한 레이캬비크 관광을 하기로 마음먹고 이동을 시작했다.


슝슝 달려 레이캬비크로 들어가는데 처음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레이캬비크로 들어갈 때랑은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이 곳은 아이슬란드가 아닌 느낌! 차량 정체에 신호등이 웬말이오!

레이캬비크에 도착해서 유명한 핫도그 집 가서 핫도그도 먹고 할그림스키르캬(Hallgrímskirkja) 전망대에도 올랐다. 모든 여정을 마치고 케플라비크(Keflavík)로 이동했다. 아침 비행기라 조금이라도 더 자려면 공항 근처로 잡는 게 좋을 것 같아 케플라비크로 잡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그 동네가 축제 중이라 잠시 나가서 동네 아이들이 놀이기구 타는 것도 구경하고 길거리 밴드 음악도 즐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기 숙소 직원분도 오늘 잘하면 northern lights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이면 깨워주겠다고 하셨으나 이 날은 그 빛을 볼 수 없었다.


Day 8. 다시 헬싱키를 거쳐 인천으로!

새벽에 차를 반납해야 했는데 빌릴 때 물어보니 24시간 영업하니 언제든 와도 된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빌리려고/반납하려고 모여있었다. 그렇게 링로드 한 바퀴를 도느라 우리 차의 주행거리는 1754km. 정말 부지런히 다녔다 싶었다. 데티포스를 오가는 비포장도로를 그렇게 달렸지만 별 탈없이 잘 달려준 차를 반납한 뒤 공항으로 셔틀버스로 이동했다.


FINNAIR AY6816(ICELANDAIR) 편을 타고 3시간 20분 정도 날아 헬싱키에 도착, 3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FINNAIR AY41을 타고 8시간 50분을 날아 인천으로 돌아왔다.


나가며...

여정 중심으로 적다 보니 과정에 대한 언급을 많이 못했는데 아이슬란드는 링로드를 도는 그 여정 그 자체가 경이로움이었다. 아이슬란드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게 상당히 긴 거리고, 주변에 볼 것이 없으리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날씨도 풍경도 너무나 다양해서 계속 탄성을 연발하며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다. 그냥 땅, 풀, 산, 양, 바다, 눈, 폭포 이게 전부인데도 다채롭고 경이로운 아이슬란드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링로드를 따라 돌다보면 전망대 같은 표지판을 자주 볼 수 있다. 정말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둘러봐도 좋을 만큼 (그냥 차로 스쳐지나는게 아까울 만큼) 멋진 곳이지만 특히 그런 표지판이 있는 곳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런 표지마다 서서 풍경을 음미한다면 링로드 일주하는데 한달이 부족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고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여정을 마칠 수 있어 감사했고, 여행지 중 거의 처음으로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 표지 이미지: 직접 촬영

* 본문 이미지: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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