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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May 04. 2017

다시 가고 싶은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기 _ 그후 _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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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아이슬란드 여행기 총 3편 (준비/일정/그후) 중 3편입니다.

아이슬란드 여행기 _ 준비 _ 1/3 : 두근두근, 아이슬란드 여행 준비

- 아이슬란드 여행기 _ 일정 _ 2/3 : 경이로움 그 자체, 아이슬란드

- 아이슬란드 여행기 _ 그후 _ 3/3 : 다시 가고 싶은 아이슬란드



여행지, 아이슬란드


놀라움의 연속, 아이슬란드

여행 첫째 날, 와 이게 아이슬란드구나.

여행 둘째 날, 아 이게 진짜 아이슬란드 인가.

여행 셋째 날, 와. 아이슬란드 진짜 대박이네.

여행 넷째 날, 진짜 끝이 없네.

여행 다섯째 날, 아 이 땅은 내가 무엇을 상상하든 계속 그 이상을 보여주는구나.

그렇게 마지막 날까지 거듭 놀랐던 여행,

돌아오는 길에 이 땅에 꼭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여러 번 :)


인간의 인공물을 보고 감탄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감탄

꽤 여러 나라를 가보았고, 궁전이나 타워, 성당, 사원 등 건축물을 보고 감탄한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아이슬란드에서 느낀 대자연의 경이로움은 차원이 다른 감탄이었다.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자연경관이 좋은 곳들을 많이 가보고 싶어 졌다. (다음 여행지는 미국 서부로 정했다)

거인이 되어 아이슬란드를 돌아보고 싶다

아이슬란드가 캐나다나 러시아, 미국처럼 넓은 건 아니지만 자연물(폭포, 산, 호수 등)이 워낙 큰 곳이다 보니 거인이 되어 성큼성큼 돌아다니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차로 열심히 달리고, 두 다리로 열심히 걸어도 소위 말하는 `빙산의 일각`조차도 못 본 느낌이라 큰 그림으로 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헬기 투어가 있던데 - 아이슬란드 에어 동영상- 그거 한 번 해보면 좋을 듯 27만 원부터라고)

자연사랑 지구사랑

이렇게 아름다운 대자연이야 말로 지구의 본모습이 아니던가! 작은 실천이나마 행하며 자연보호를 늘 염두에 살며 살기로 결심했다.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돌아와서 생활 속에 변화들이 생겼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한국 관광객이 적다

여행은 일상으로부터 탈출이고,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이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평소 매일 마주하는 한국사람을 만난 다면? 여행이 주는 희소성, 특별함 같은 것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행지에 한국사람이 많고 적음에 크게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이슬란드에는 그런 측면에서 좋은 여행지!


화산이 안 터져서 다행

우리가 있는 동안 (우린 못 느꼈지만) 진도 4의 지진이 왔었다. 시기상 이미 한 번 터졌어야 할 제일 큰 화산이 안 터지고 있어서 그 파급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들었다. 만약 그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 때문에 2~3달 동안 해를 못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화산 폭발 때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 같아 큰 걱정은 없었지만 당시 화산재로 유럽 일대 공항이 마비되었던 걸 생각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험난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비행기가 뜰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화산은 아직 안 터지고 있다 ㄷㄷ)

유럽에 들를 일이 있다면 아이슬란드에 스탑오버하고 싶다

그냥 잠깐 쉬어가기에도 충분히 좋은 곳이다. 그냥 그 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나 에너지, 기운 같은 게 참 좋다. 실제로 young land 이기도 하고, 사람의 발길이 덜 닿았고, 외계 행성의 기운이 서려있는 곳이다.


아이슬란드는 좋은 나라다

양적완화, 경기부양 어쩌고 할 때 `아이슬란드의 주방 혁명`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이 주방 도구 가지고 나와서 두드리며 시위하여 청년을 부양하는 정책을 펴고 복지를 확대하여 경제위기를 잘 극복한 사례라고 했다. 물가가 비싸지만 그 이유는 VAT가 11~24% 정도 되고 인건비도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만큼 복지도 좋고. 말 되네.


도시, 음주, night life를 즐기기엔 별로...

아이슬란드에 대해 너무 좋은 말들만 잔뜩 쓴 것 같아서 한 문단 추가해보자면^^

아이슬란드는 땅이 생긴 지도 오래되지 않았고, 사람이 산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래된 유적이나 울창한 숲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북적이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아무데서나(일반 마트) 각종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 낮은 도수의 맥주는 팔지만 보통 리쿼샵(술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 따로 있고 그마저도 매우 일찍 닫는다. 주유소에 있는 큰 슈퍼나 호텔에서 간신히 술을 살 수 있었다.

도시 탐방을 좋아하거나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밤문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이슬란드는 매우 따분하고 지겨운 곳일지 모른다.


그리고 여행,


짝꿍과 나는 참 잘 맞는 여행 메이트

매번 여행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는 참 잘 맞는 여행 메이트이다. 인생이란 여행도 함께 잘 해가야지 :)

장시간 비행은 고되고 힘들다

정말이지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장거리 비행을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라면 견디고 가겠노라 다짐했는데 아이슬란드는 물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지만 힘든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전에 어떤 분이 나보고 성격도 활달하고 해외여행 좋아할 거 같은데 의외라고 하셨는데. 네.. 저는 공항 가고, 수속 밟고, 비행기 타고 내리고 입국 수속하고 이런 거 싫어합니다 ㅜㅜ

생각해보면 돌아오는 여정이 레이캬비크 기준으로 새벽 5시에 나왔으니 한국에는 오후 2시에 출발한 셈인데 다음날 한국시간으로 오전 8시 20분에 내리면 집 가면 11시쯤이니 총 21시간... 물론 그렇게라도 그 땅에 닿을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지!


영어 잘하면 편하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다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한다. 유창하진 않더라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여행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인생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그냥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제일이다. 사실 이렇게 빨리 아이슬란드에 닿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멀기도 하고 물가도 비싸서 평소 다니던 여행보다 경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우리 사정에 빠듯했지만 짝꿍이 흔쾌히 동의해준 덕에 감동을 한 아름 안고 다녀올 수 있었다. 만약 이 여행을 미루고 묵혀두었더라면 감흥이 떨어졌을 수도 있고 결국 못 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혹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그저 바라 온 것을) 현실로 옮기고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경험은 좋고 값지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아이슬란드 여행 가는 비행기, 오는 비행기에서 이혁진 작가의 <누운 배>를 읽었다. 대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이슬란드와 대조를 이뤄 뭔가 의미심장했다. 콘크리트 닭장에 들어가 매일 컴퓨터만 보고 일하며 사는 게 과연 잘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등등 회사 생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한편으론 대기업이 제일 좋은 거 같기도 하고, 아직도 어렵다.


기승전, 아이슬란드!


부작용, 시도 때도 없는 아이슬란드앓이

처음에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출근을 하려니 믿어지지 않았다. 만원 지하철에 몸을 욱여넣으며 이게 사는 건가 싶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내가 이렇게 사는 걸 보면 얼마나 애처로워할까 싶은 생각도 들고.

시도 때도 없이 아이슬란드가 그립다. 워낙 비현실적인 곳에 있다 와서 그런지 현실이 더 비현실처럼 느껴지곤 한다.

또 오고 싶은 여행지

한 10년 정도는 매년 아이슬란드만 가도 좋을 만큼 좋았다. 아이슬란드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만나고 싶고, 낮과 밤, 맑은 날과 흐린 날, 비 오는 날과 눈 오는 날이 다 궁금하다. 진심으로 그러고 싶지만 아마 10년 내내 매년 가진 못할 거 같고 10년 뒤쯤 다시 가게 되지 않을까 :)

이제껏 여행에 대해 적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그때의 감흥을 글로 남아낼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꺼내어 적으면 그 감흥의 1/100도 담아내지 못할까 걱정됐다. 역시나 글로 담아내기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번에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사진도 다시 보고 적어두었던 글도 꺼내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 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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