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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May 23. 2017

나도 언젠가 인생 그림을 만날 날이 오겠지

그때를 위해 돈과 집을 준비하도록 하자

주말 동안 짝꿍과 교외로 나들이를 갔다. 날씨는 정말 화창하게 좋았고 오래간만에 교외로 나가 콧바람을 쐬니 어찌나 좋던지!


여행 코스 중 수목원에 들렀는데 수목원 입구에 작은 갤러리 하나가 있었다.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들어서 마자 입구 쪽에 눈에 띄는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림의 제목에는 빨간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아, 벌써 팔렸구나.`


(내가 살 것도 아니었지만) 초반에 만난 마음에 드는 그림이 이미 판매되었다는 사실에 못내 아쉬움과 부러움을 가지고 관람하던 중 그 그림보다 더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그림은 아직 판매되지 않은 상태였다. 순간 그 그림을 갖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 그림을 마땅히 걸어놓을 곳도, 어울릴 만한 곳도 없었다.

같이 관람하고 있던 짝꿍에게 말했다.

내가 짝꿍을 한눈에 알아본 것처럼, 언젠가 '그래 이 그림이야' 싶은 인생 그림을 만날 날이 오지 않을까? 주저하지 않고 그 그림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때 그 그림을 놓치지 않도록 그림을 살 만한 돈과 그림을 걸 만한 집을 준비해둬야겠어


나도 언젠가 인생 그림(혹은 인생 작품 - 꼭 그림일 필욘 없으니, 사진이나 설치미술일 수도 있고 -)을 만날 날이 오겠지 :)


+ 엄밀히 말해선 인생 그림은 이미 만났다. 인생 그림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클림트의 키스를 고르겠다. (클림트의 유디트1도 좋다. 아니 어느 작품이라도 좋다) 중학생 때 클림트의 그림을 처음 접했던 충격과 오스트리아에 가서 직접 그 그림을 보았던 흥분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다만 내 생에 그 그림을 소유할 확률은 극히 낮으므로 (생각해보니 오스트리아 가서 살면서 매일 벨베데레에 들러 그림을 보며 산다면 내 집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겠다) 그런 욕심은 접기로 한다. 그리고 인생 작품이 꼭 모든 사람에게 추앙받는 작품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만 좋으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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