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홍 Dhong Feb 20. 2022

살까 말까 고민 중인 흥미로운 책들

오랜만에 서점 나들이 후기

오랜만에 주말을 맞아 교보문고 나들이를 다녀왔다. 책을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지만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서점에 둘러서 책을 구경하는 편이다. 오프라인 서점에 가니 납작한 이미지로 온라인 매대에서 봤던 책들이 이렇게 생겼구나 반가운 마음에 들어보기도 하고 구간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주제별 서가도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흥미롭게 구경하고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들을 정리해두고 계속 마음이 가면 사보려고 정리해보는 블로깅!


앞으로 100년

온라인 교보문고

미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관심이 많은 것과 준비를 잘하는 것은 별개지만!) 사실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나는 계속 나이 들어갈 테고 장수가 오히려 리스크인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안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을 수도 있지만 현재의 어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조금씩이라도 계속 준비하게 하려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와중에 앞으로 100년이라는 양장의 아주 커다란 총칼라파워풀한 책을 보았는데 기후, 식량, 인구, 이주 등과 같이 굵직한 주제별로 방대한 데이터를 간결하게 정리하여 흐름을 읽어주고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었다. 크고 두껍고 비싸서 선뜻 사진 않았지만 한 번쯤 거시적인 흐름을 정리해보기 좋은 책 같아 보였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온라인 교보문고

일단  좋아하고 서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어  수밖에 없는 제목이었다. 책날개에 저자 소개가 나오는데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개발자로 일하셨다는 저자 소개에 마음이 흠뻑 갔다. 개인적으로 서점을 운영하고 싶은 로망을 (영국 시트콤 Black Books 영향으로) 가졌던 적이 있지만 서점원의 이야기를 다룬 다양한 책과 인터뷰를 통해 성향상 서점이든 뭐든 무작위로 손님이 방문하는 어떤 영업과 관련된 업무 일체는 절대 못할  같다는 것을 깨닫고 약간 꿈은 살포시 접었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판타지처럼 여기고 관심을 가지는  같기도 하다. 짧은 글이 이어지는 소설 같았는데 읽기도 좋고 흥미로울  같다. 적다 보니  책은 사야겠군!


대불호텔의 유령

온라인 교보문고

동료분이 추천해주셔서 살짝 보고 온 책. 강화길 작가님은 <음복>으로 처음 알게 되었고 <화이트 호스>를 사보았는데 <화이트 호스> 수록 작품을 아직 다 보지 못해서 구매할 마음을 살짝 참아보았다. 개인적으로 소개 글을 읽어보니 이런 책은 여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서늘한 납량특집으로 일단 킵!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온라인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던 책 중 하나! '책으로 남긴 유언' 같은 표현이 독특하게 다가왔다. 분명 인생의 어떤 진리나 철학에 대해 평생 고민할 수 있겠으나 그것이 죽음과 가까워졌을 때 더 있는 그대로 그 모습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이어령 선생의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들춰 보았다. 전에 <자존가들>을 읽으면서 받았던 위로 비슷한 것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싶은 기대도 들었다. 책에 대한 호평이 많은 편이었는데 한 번 킵해두었다가 끌릴 때를 기다려봐야겠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김부장 편

온라인 교보문고

2권과 3권은 사보고 정작 1권은 사보지 않았다. 블로그로 대부분의 내용을 읽었었기 때문인데 블로그는 결말이 나지 않은 채로 연재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끝부분만 살짝 서서 읽어보았다. 속 시원하게 결말까지 읽고 살포시 내려두고 옴. 1권과 3권의 판권지를 살펴보니 1권이 훨씬 숫자가 앞서 있었다. 아직도 잘 팔리고 있는 중인 듯 :)


시여, 침을 뱉어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

온라인 교보문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400번에 도달했다! 이 책을 펼쳐보진 않았지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특별 매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솔직히 문학을 한국문학 중심으로 읽는 사람이라 해외문학은 읽은 작품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책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가진 것 중엔 완독 한 것이 없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나 <데미안> 정도를 읽었는데 그것도 (이제 아주 오래 전이되어버린) 학교 다니던 시절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것이다.

가지고 있는 세계문학전집의 한 권이나 두권 정도를 소화하면 다시 조금씩 발을 넓혀 볼 예정이다.

갑툭이긴 하지만 며칠 전부터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 시작했다. 2년 전에 산 책인데 이제야 꺼내 들었다. 일단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떤 해외 문학이든 덜 부담스럽게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일단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먼저 이루길 바라며.


와인은 어렵지 않아(증보 개정판)

온라인 교보문고

2022년이 되면서 술을 좀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작년부터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데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습관처럼 마시다가 논알코올 맥주를 사서 맥주 대신 논알코올을 마시다 보니 아예 안 마시는 수준에 조금 도달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최근에는 와인과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제는 워낙 대중화되어서 와인이 어려운 술이 아닌 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본 상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해서 최근에 <와인 폴리>라는 책을 샀다. 이런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은 직접 보고 고르는 게 최고지만 언제 서점에 가게 될지 모르니 월초에 일단 시켰는데 책은 꽤 만족스러웠다. 그 책을 주교재로 본다면 부교재로 할만한 책이 있나 싶어 와인 관련 서고도 함께 둘러보았다. 이 책도 지금 가지고 있는 책과 유사하게 기본 정보들을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겹치는 내용이 많아서 새로 사보기엔 조금 아까운 느낌이 있었지만 괜찮은 책 같아서 일단 킵 해두기!


다정함의 과학

온라인 교보문고

최근에 동동북스 톡채널에 이 책을 쓴 저자의 인터뷰를 공유한 적이 있다. (이 책도 함께) 헤드라인이 "좋은 의사보다 좋은 상사가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는데 회사 내부 게시판에고 게시물을 공유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아마도 동료분들도 알게 모르게 그 말에 동의해서 '좋아요'를 누르신 게 아닐까.


https://biz.chosun.com/notice/interstellar/2022/02/12/5LY7TEUGWBCDDLPTCUXJHP35JI/

헤드라인은 직장 안에서 이야기를 중심으로 뽑혔지만 실제 내용은 훨씬 다양한 관점에서 건강의 숨은 요인들에게 대해 방대하게 다루고 있다. 뭔가 그냥 그럴 것 같으니 그럴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체계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다 보니 설득되기도 쉽고 더 믿고 실천하게 되는 힘이 있는 책 같았다. 마지막까지 살까 말까 장바구니 입장을 위해 경합을 벌인 책이었다.


&


서점에 나들이를 가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보러 가는 것도 있고, 과거에 나왔지만 놓쳤던 책이 있는지 살펴보러 가는 경우도 있고, 관심 있는 주제를 파고들기 위해 어떤 스텝으로 보면 좋을지 (보통 서점에는  주제에 대해서 초보 엔트리 레벨부터 전문가 레벨까지  다양한 수준의 책이 있으니까) 보러 가는 것도 있다. 더불어 어떤 책이 여전히 롱런하고 있는지, 최근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 책은 어떤 책인지 주제와 흐름을 함께 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서점이 없어지지 않고 마음과 머리의 쉼터이자 오아시스가 되어   있도록 오프라인 매출을 꾸준히 높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간다.


그리고 익숙한 책들의 판권지를 체크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300쇄를 훌쩍 넘겼고 (100만 부를 팔고 이제 굿바이 에디션이라고 한다) 정세랑 작가님의 <시선으로부터,>나 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역시 수십 쇄를 넘겨 절찬리에 판매 중이었다.


위에 적은 책 외에도 많은 책들을 둘러보았다. 책을 결제하고 주차 등록을 하려고 보니 입차한지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있었다. 짧은 에세이 한 권 읽는데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정도가 걸리는 걸 생각하면 서점을 둘러보는 시간이 거의 반 독서 시간이나 다름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책을 둘러보고 실제로 구매한 책은 단백질에 관한 책 한 권, 바이러스에 관한 책 한 권, 그리고 해부학에 관한 책 한 권, 이렇게 총 3권을 샀다. 인문, 교양, 문학 쪽 서가를 실컷 둘러보고 결국엔 과학 코너에서 책을 3권 사서 나온 이과생 부부 :)


아, 그리고 귀여운 마스킹 테이프도 하나 샀다. 귀여운 마테는 못 참지!


앞으로도 즐거운 오프라인 서점 나들이를 기록해보면 좋을 듯 -



Photo by Shiromani Kant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