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음성녹음 하기
우리 부부는 연주회나 콘서트를 봤을 때 우리만의 추억을 기록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공연장을 빠져나오자마자 휴대폰으로 음성 녹음을 하는 것이다.
실내엔 사람이 많고 시끄러우니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말 안 하고 참았다가 건물 밖으로 나와 둘만의 사회적 공간이 마련되면 그때 바로 녹음을 켜서 대화를 녹음한다.
전반적인 만족도를 물어보면서 공연이 어땠는지, 어떤 부분이 인상 깊었는지, 전반적인 만족도는 어땠는지, 등등을 자유롭게 대화한다. 녹음이라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마이크를 켠 채로 휴대폰을 들고 걸으며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으로 주관식으로 질문하는 게 있다.
별점? 아닙니다.
"얼마짜리 공연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으로 해당 공연의 만족도와 가치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녹음을 마친다.
이 글을 적으려고 몇몇 녹음파일을 다시 들어보는데 어떤 파일에는 옆에서 부산스러운 음식점 소리가 들리고 (백화점에서 영화 보고 점심 먹으러 식당가로 이동한 때였다) 매미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기도 한다 (한여름에 연주회를 보고 나온 길이었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당시의 분위기가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공연을 본 직후의 바로 그 따끈따끈한 후기를 기록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데 꽤 괜찮은 방법인 거 같다.
* 이 외에도 티켓을 다이어리에 붙이고 글로도 적어둔다. (아날로그 감성 못 버림)
사진: Unsplash의 Rodion Kutsai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