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사 밑에서 일해야 하는 이유
자극적인 제목이었음을 인정한다.
'나는 나의 상사와 다르다'는 외침을 받아들인다.
닮아 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지 둘이 똑같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
아이가 부모를 닮는 이유는 아이가 태어날 때 부모가 가진 유전 형질 (기질적인 것 포함)을 물려주었기 때문이고, 아이가 자라면서 학습이라는 과정에서 부모를 가장 많이 보고 모델로 삶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가 부하를 낳는 것이 아니고, 아이와 부모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일하면서 생각보다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존재이다.
내가 할 일을 정해주는 사람이 상사이다. 나의 퇴근을 결정하는 것도 상사이다. 매일 숙제 검사 맡는 것처럼 '오늘 집에 가도 되나요 안 되나요'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초년생 시절엔 이 수준도 정해주기도한다) 기본적으로 정해진 일에 대한 상사의 기대 수준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일을 하게 된다. 나의 무사 퇴근을 위해 일하는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상사에게 맞추게 된다.
'이건 해도 되는구나, 안되는구나'를 상사의 행동을 보고 학습하기도 한다.
'저런 스타일로 커뮤니케이션하는구나'를 통해 나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저맥락 대화 vs. 고맥락 대화, 부드럽게 말하기 vs. 단호하게 말하기)을 조정하기도 한다.
상사를 중심으로 글을 적었지만 사실 한 직장에서 일하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상사 외에 다른 동료들에게 영향을 받고 있고, 나 역시 분명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지금껏 일하면서 여러 상사를 만났는데 그 상사가 좋든 싫든, 나랑 맞든 안 맞든, 나는 그 상사들로부터 영향을 받아왔다. 좋은 점은 좋은 점 대로, 싫은 점은 (소름 끼치게도) 싫은 대로 미세한 변화들이 생겼다.
오늘 글의 결론은?
마중지봉. 근묵자흑.
좋은 사람 곁에 머물고, 나쁜 사람에게서 멀어져야 한다.
좋은 점은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고, 나쁜 이에게서 멀어질 수 없다면 타산지석 삼아 나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먹'이 되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것이다.
사진: Unsplash의 Pablo Vare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