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패된 시체로 발견되면 어떨까. 이제 더는 삶을 연명하기가 지친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 내 존재자체가 누군가에겐 무게가 되는 것이며 나의 행복은 나만의 행복일 뿐이다.
나의 존재도 그냥 그뿐 사라지면 모든 게 끝날 거다. 우즈베키스탄 친구가 알라를 믿는다 말했다. 알라가 말하길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라 했단다. 오 좀 괜찮은데. 난 새로운 시작을 기리고 싶다. 호기심은 누군가에겐 귀찮고 피곤한 거다. 난 피곤한 사람이다. 복잡한 사람이다. 번거로운 사람이다. 이제 그런 프레임이 너무나 싫은데. 그럼 나를 부정하며 살 것인가. 호기심을 참고 살아가느니 새로운 시작을 하고 말겠다.
툭치면 뚝 부러질 거같이 융통성 없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광활하게 생각하려 하지만 딱딱하다. 나의 사고가 그렇다. 어느 한 곳에 꽂히면 그곳에서 잘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의 습성인지 나의 습성인지.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만하고 싶다.
매일 조여 오는 심장을 약으로 다스리는 것도. 그렇게 다스리는 과정을 한심하게 보는 것도. 약이 들면 그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는 것도 앞으로 몇 년은 반복하겠지. 난 그 몇 년 동안 살아있을까. 나를 더 위험에 빠뜨려보겠다.
위험하고 호기심 있는 반골기질의 사람이 되보겠다. 타살을 당해도 어쩔 수 없는 거다. 내 그럴 운명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