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우리는 다른 프레임이 필요한가
연재 ④
정권은 여러 번 바뀌었다.
정책도 달라졌다.
그러나 반복되는 현상이 있다.
정책 실패는 정치적 논쟁으로 소모되고,
정작 구조는 수정되지 않는다.
왜인가.
1. 기존 프레임은 ‘누가 옳은가’를 묻는다
보수·진보, 좌·우 구도는
늘 도덕적 우열을 암시한다.
누가 정의로운가
누가 더 도덕적인가
누가 더 애국적인가
이 질문은
정치적 열정을 동원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체제를 점검하는 데는 무력하다.
2. 책임이 지워지는 구조
정책이 실패했을 때
분석은 이렇게 흘러간다.
“의도는 옳았다.”
“상대 진영이 방해했다.”
“외부 환경이 나빴다.”
그러나 거의 묻지 않는다.
그 정책을 결정한 권력이
구조적으로 교정되었는가?
권한과 결과는 실제로 묶여 있었는가?
책임은
도덕적 사과가 아니다.
책임성은
권한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프레임은
이 구조 질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3. 방향 논쟁과 구조 논쟁은 다르다
보수와 진보는 방향을 논쟁한다.
좌파와 우파는 수단을 논쟁한다.
그러나 리퍼블릭은
권한과 책임의 연결을 논쟁한다.
이 세 층위는 다르다.
방향이 바뀌어도
구조가 유지되면
결과는 반복된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의 내용을 바꾸면서도
작동 원리는 점검하지 않는다.
4.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한 이유
지금 필요한 것은
입장을 가르는 언어가 아니다.
작동을 설명하는 언어다.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디까지 행사되는가.
실패했을 때 자동으로 교정되는가.
이 질문을 중심에 두지 않는 한,
어떤 이념도 리퍼블릭을 보장하지 못한다.
보수·진보를 넘어서고
좌파·우파를 넘어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권은 바뀌어도 책임 구조는 유지되어야 한다.
다음 단계의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주의는
이 구조를 자동으로 보장하는가.
아니면
다른 조건이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