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초등학교 때부터 아니 어쩌면 더 오래전이었을 수도 있다.
초등학교 때 나는 내 방 하나 따로 가져 본 적 없었고 온 가족이 방 한 칸에서 옹기종기 모여 잠을 잤다. 내가 2학년 때부터 엄마는 경제활동을 시작하셨고 출근하고 저녁에 집으로 오시는 엄마 힘들까 봐 집안 청소, 빨래, 동생들 챙기는 것까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했던 것 같다. 맏딸의 본성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매일 집에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하니까 철없는 어린 동생들은 집안일 돕기는커녕 '가정부'라고 놀렸었다. 그 말에 화가 나 발로 방바닥 물걸레질하다가 뒤로 미끄러져 뒤통수를 바닥에 박기도 했다. 그 당시 많이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머리를 노랑 장판이 깔린 맨 방바닥에 찧었으니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걱정했던 기억도 있다. 지금 생각해서 머리 박은 장면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다행히 별 탈이 없었다. 착하게 사는 맏딸 하늘이 살펴주셨나 보다.
엄마아빠 힘들 것 같아 스스로 집안일을 했던 나로서는 당연히 우리 집은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친구들 집에서 놀다가 집에 오면 나는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되었다. 친구의 집과 우리 집을... 비교의 결과 어린 '나'는 돈은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물론 문구점 앞에 작은 오락기 상대로 돈을 쓰기도 했지만 중고등학교 때는 쉬는 시간 간식 사 먹는 것도 밥 사 먹는 것도 아까워했다. 그때의 '나'를 생각해보면 안쓰러우면서도 그때의 '나'는 현재도 여전하다.
꼭 필요한 곳에 지출을 해야 하고 비합리적인 가격이면 절대 구입하지 않았다. 충동구매란 있을 수가 없다.
합리적인 소비를 외치며 살아간다. 뭐 옷이나 가방에 딱히 욕심이 없고 먹는 것도 남들 먹는 거만큼 먹고 있고 큰 불만은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 큰 불편함이 없으니까... 그런데... '나'는 이게 편한데 가끔은 '나'라는 존재가 불쌍할 때도 있다. 이것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 너무 자기 합리화에 빠져 스스로를 억누르는 건 아닌지 말이다. 이런 '내가' 익숙하고 좋지만.. '내가'정말 원하는 것일까? 하고 잠시 의문이 들어서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