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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May 07. 2024

secret 어린 왕자 2

어느 별에서 왔니?


K


'내 마음에 보석상자'라는 노래가 있었어. 해바라기가 불렀던가.


난 알고 있는데 우리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었지 서로를 

가슴깊이 사랑한다는 것을 

햇빛에 타는 향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기에 

더 높게 빛나는 꿈을 사랑했었지


이 노래를 끝까지 불러도 상자라는 말은 나오지 않아

그러나 나는 알고 있어

알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내 마음속에 있는 보석상자에 담겨있다는 것을



다짜고짜 양을 그려달라고 했던 어린 왕자는 상자 그림을 받고 만족하지.

상자 안에는 원하던 양이 있기 때문이야.


K에게도 그런 상자하나 있는지 묻고 싶어.

사실 상자는 누구나 있어. 

상자는 마음.

마음은 상자.

그러나 상자에 무엇이 있는지 사람들은 별로 관심 없나 봐.

상자와 마주하고 상자 속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해.

마음과 대면한다는 일은 참 껄끄러운 일이거든.


언젠가 나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 적이 있어.

타다 만 상자 하나 덩그러니 있었지

이미 알고 있지만 아직 모르는 것들이 상자를 무겁게만 했어.

비우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방치된 상자.


보아뱀 속에 코끼리처럼


암호! 코끼리!

한 걸음.

난 상자 속에 햇빛에 타는 향기를 담기로 했어.



'더 높게 빛나는 꿈을 사랑할'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을 본 순간

상자는 드넓은 초원이 되었지


K


가슴속에 가만히 손을 넣어

상자를 어루만져 보길 바라

따끔거리고 아프기도 할 거야.

어쩌면

마음에 들지 않는 양이 그곳에 이미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 마음.

소중한 너의 상자.

무엇을 채워야 할지는 네가 정해야 해.


만약 초원으로 온다면

양 한 마리와 함께 있는 예쁜 목동을 보게 될 거야.

손을 흔들어 줄래? 

나야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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