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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Oct 01. 2024

secret 어린 왕자 14

지금은 사라진 별

K


안녕?

잘 지내고 있겠지?

나는 지금 따뜻한 차 한잔을 들고 뜰로 나섰어.

나의 뜰을 지켜주는 가로등이 조금 전에 켜졌거든.

나는 이 등이 특별히 좋아. 

태양 에너지를 사용해서 전기를 아끼고, 어둠이 찾아오면 저절로 나의 뜰을 은은하게 비춰 주거든.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가로등을 켜고 끄고 할 때는 정말 힘들었을 거야.

어린 왕자는 그런 일을 하는 가로등 켜는 사람을 알고 있었대.

어린 왕자는 가로등을 켜는 것은 별 하나, 꽃 한 송이를 태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가로등을 켜는 일이 무척 아름다운 직업이라고 생각했대.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아저씨는 이야기를 하다 말고 깊은 한숨을 쉬었어. 

그렇게 근심스러운 표정은 처음이었어.

"정말 안쓰러운 일이야. 지금쯤 가로등 켜는 사람의 별은 사라져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거야."

"가로등 켜는 별이 사라졌다고요?"

나는 놀라서 물었지.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어,

"가로등 켜는 사람의 별은 점점 작아져 어린 왕자를 만났을 때는 이미 1분에 한 번씩 돌 정도였으니까. 지금쯤은...."

아저씨는 한참 생각한 뒤, 마치 오랜 고민 끝에 답을 찾은 사람처럼 신중하게 말했어. 

"정말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이란다. 별은 너 자신이고 별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지지."


K


나는 끊임없이 켜고 끄기를 반복하는 가로등 켜는 사람을 생각했어.

그는 잠을 자지 못해서 무척 지쳐 있었다고 해.

어린 왕자는 시간을 되돌리는 법을 알고 있었어. 노을을 끝없이 보던 방법말이야. 

작은 별에서는 의자를 뒤로 뒤로 옮기면 잠잘 수 있는 시간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가로등 켜는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는 거야.

그런 방법은 명령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는 거지.

누가 가로등을 켜라고 명령했는지,  일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늘 바쁘다 바쁘다 외쳤어.

그는 날마다 작아지는 별에서 잠들 수 없었대. 단 5분도.


반복적인 일에 갇혀 있기 때문이야. 

가로등 켜는 사람 역시 보아뱀 속에 갇힌 코끼리였어.

가엾지 않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고정관념은 결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없어.

별을 세는 사업가에서도 같은 모순을 발견할 수 있었잖아.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알아야 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깨고 나와야 하는지.

한걸음 내디뎌야 할 때는 언제인지.



K


제자리를 맴돌면서 바쁘다를 외치지 않기를 바라.

그건 코끼리 한걸음이 아닐 거야.

여전히 보아뱀 속에서 맴도는 것이니까.

세계가 좁아지면

우리의 별도 사라지고, 꿈도 사라지지

나도 사라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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