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이 되어

by 여등

꽃뱀이 되어



나 꽃뱀이 되어

너의 발목을 휘감고 싶어

꽃밭으로

구름으로

강을 건너

나뭇잎아래 축축한 그늘을 지나


저 어둡고 부드러운

초원으로

마침내

헝클어진 꿈 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주체할 수 없는 바람이

서늘한 내 등을 타고

먼 미래의 너를

내 앞에 누이면

나는 너여도 좋아

너의 눈에 가득한 두려움

두려움보다 더 순수한 것은 없지


네 안에서 허물을 벗고

길 하나 내고 싶어

뿌리와 뿌리사이

죽은 듯 누워

시 한 줄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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