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오색나비를 그리며

by 여등

왕오색나비를 그리며



해가 기우는 쪽으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왕오색나비를 본 적 있는가


나는 마루 끝에 있었고

나비는 울타리를 넘나들었다

가볍고도 눈부셨던 날개

바람을 치며 사라지곤 하였는데

꿈에 왕오색나비를 보았다

노란 점들과 보랏빛 선명한 날개는 점점 커져

마당 가득 메우며 파닥였다

나는 상기된 어린아이 얼굴로

숨죽여 보고 있는데

순간

모든 것이 황량해지고 보이는 것은 오직 나비뿐,

내 발등은 어느새 뿌리가 내리고

내 몸속 어디론가 사라진.


몇 번째일지도 모를

아득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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