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같은 삶 그리고 내적 평화로움
새벽 동트기 전 차갑고 시릴 것 같은 하늘빛에서
서서히 해가 찾아오고
햇살이 방으로 살며시 들어오면 아침이다.
밤과 새벽이 끝났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 햇살의 값은 정말 다르다.
봄엔 겨울이 가는 듯한 햇살이 참으로
따스하고 반갑다.
여름엔 그 반가웠던 따뜻한 햇살이 시간이 갈수록 땀을 나게 해서 덥고 따갑다. 그래서 해를 피해 다닌다.
가을엔 여름이 가며 시원해진 바람과 햇살은 색다른 분위기를 주며 낭만에 젖게 한다. 가을은 기분이 몽글해지며 누군가에겐 쓸쓸함이 누군가에는 기분 좋음을 준다.
겨울엔 차가워진 공기 그리고 바람마저 불면 여름에 그토록 지겨웠던 햇살이 너무나 그립다. 그래서 참으로 반갑다.
특히, 여름이 지나가는 무렵과 가을의 하늘은
정말 애정하는 하늘이다.
가을 하늘을 특히나 좋아한다.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으면 높고 청명한 하늘이 속을 탁 트이게 한다.
가을의 한낮의 햇볕은 아직은 뜨겁지만, 서서히 햇살이 잦아들고 해가 질 때쯤의 하늘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따스하고 오묘한 빛깔로 물이 든다.
하늘은 날마다 다르며 흐린 날도 드물다. 한낮에 햇볕이 최선을 다해 본인의 일을 다 마친 것이다. 그 후의 하늘은 핑크빛, 주황빛, 붉은빛의 노을로 물들게 된다.
그만큼 해는 정말 한 낮 동안 본인이 할 일을 충실히 다했다는 것이다.
한낮의 태양처럼 젊은 날 불태운다는 말보단 내가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현재 즉, 지금을 묵묵히 살아간다면, 어느 정도 내가 나이가 먹었을 땐 여유롭고 은은하면서도 때론 강렬하게 물든 노을처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빠르던 느리던 상관없이 말이다.
늘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을 담아
나와 모두의 삶을 위해
-10월의 마지막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