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첫 배낭여행
2007년 대학에 첫 입학을 했다.
설레은 07학번 새내기의 큰 관심사는
해외여행이었다.
어쩌다 내가 해외여행에 호기심을 가지게 됐는지
크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20살, 내가 처음 산 여행책은
유럽 배낭여행책이었다.
그러나, 당장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돈을 모아 서간 제일 처음 여행지는
친구와 자유여행으로 떠난 홍콩, 싱가포르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1년 1월 대학 졸업 전에 드디어
유럽에 갈 기회가 생겼다.
혼자는 무서웠고 부모님도 반대했기에
단체배낭여행을 선택하여 여행을 떠났다.
인솔자분이 한분 있었고 다른 여행자 분들은
인천공항에서 만나게 됐다.
어떤 분들이랑 함께 하게 될지도
무척이나 궁금했다.
여행코스는
영국 런던 in
독일 프랑크프루트 out이었다.
런던-파리-베네치아-로마-루체른-취리히
-프라하-프랑크프루트
6개국 17일간의 여행이었다.
계약한 순간 얼마나 설레고 좋았던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2011년 1월이었으니,
여행 떠날 쯤에 스마트폰 1세대가 나왔었다.
여행 가기 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싶었으나
기존 휴대폰의 기간이 남아있기도 했고
무리가 있었기에 부모님께서
삼성 디카를 사주셨다.
어떻게 보면 유럽이라는 먼 곳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존재가 없이 떠난 여행이 된 것이다.
출발 전에 지도도 보고 책을 보면서 준비한
아날로그 방식의 여행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너무 똑똑하게
여행정보를 다 주지만 말이다.
아! 여행 떠나기 전의 하나의 해프닝은
당시 동생 명의로 휴대폰이 개통되어있어서
공항에서 로밍을 해서 갈려고 하니
가족관계 증명서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준비를 못하고 온터라 당연히 못했다.
긴장될 법도 한데, 당시에는 여행에 대한
큰 설렘이 먼저였기에
너무 쿨하게 ‘괜찮아요’ 하고 떠났다.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께도
정말 쿨하게 ‘로밍이 안된데 걱정하지 마’하고
신나게 비행기를 타러 갔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급 친해진 여행 동료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서 나온 용기였던 거 같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나의 마지막
아날로그 여행기가
막을 올리게 된다.
한국에서 영국은 부산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영국으로 떠나는 klm 네덜란드 항공이었다.
부산에서 온 사람은 딱 나 한 명이었고
여자 중에서는 막내였다.
비행하는 내내 언니 오빠들과 놀고 자다 보니
어느새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이었다.
처음 보는 클래식한 건물에 마냥 들뜨고 좋았다.
비가 와도 좋고 해가 뜨면 그냥 더 좋았던 때였다.
두 번째 나라인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제대로 못 보고 왔던 2011년이다.
유일하게 배를 타면서 봤다.
그래서 그 후로 간 파리행에서는
무조건 에펠탑 근처에 숙소를 잡게 됐다.
이 시청 사진을 찍고 어찌나 흡족해했는지
좋은 사진을 건지는 걸로 만족하며 다녔다.
시청 앞의 회전목마 보고
아이처럼 신기해했다.
노트르담 성당 앞에 있는 판을
두 번 밟으면 다시 파리로 온다는
속설을 가지고 있는 게 있다.
열심히 콩콩 뛴 덕인지
2019년과 2020년에 다시 오게 되었다.
베니스는 반나절 정도 머물렀다.
로마 가기 전에 잠시 머문 동네였다.
너무 이쁜 곳이었다
곤돌라 탔던 게 정말 잊지 못했는데,
2015년에는 반나절만 있어서 아쉬웠던
베니스에 3박 4일이나 더 있었다.
물의 도시 베니스
로마에 갔을 때는 바티칸도 갔다.
밖으로 나왔을 때,
푸른 하늘에
하얀 달이 참으로 이뻤다.
바티칸의 해 질 녘은
나에게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박혀있다.
그때의 그 감정은 글로 어떻게 써야 될지 모를 정도다.
나의 기분을 저 꼬마가 알려줘서
순간 포착했었다.
세분이 너무나 좋아 보여서 찍었다.
평화로웠던 한 공원
로마의 겨울이 이렇게 따뜻한 줄 몰랐다.
패딩이 필요 없었던 낮이었다.
우리는 날씨의 행운아들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던 때였다.
-2011년의 나의 여행일지 1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