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부딪쳐야 좋은 것

by 김정재

물건이 오래되면 고물, 세월이 오래된 물건이라 해도 좋은 물건은 골동품이라고 한다. 물건이 아무렇게 방치되면 폐기물이지만, 의도적으로 설치하면 예술품이 된다. 반 백 년이 지나고도 더 10여 년이 지나니 이제 몸은 품격도 없어지고, 조금씩 몸이 낡아진다. 내게 가장 먼저 아픔의 흔적이 드러나는 건 무릎이고, 치아다.


치아가 흔들려서 갔더니 의사는 아래 어금니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위 어금니가 부딪칠 수 있는 게 없어서 부실해지기 때문이란다. 결국 임플란트 해야 된다고 했다. 아래, 윗니가 딱딱 마주쳐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치아가 혼자 있는 경우 옆에 있는 치아가 무너진다. 새삼스럽게 모든 이치가 <맞부딪쳐야 건강하다>로 통일되는 것 같다.


생각과 성격이 달라서 10년간 참던 부부가 이혼 상담을 하러 왔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가운데 두고 둘이 잔다고 했다. 조용하고 싸움이 없던 부부이기에 주위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봤을 것이다. 부부 사이에 성격이 다르고, 살아온 성장 배경이 다르다.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때 서로 표현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회피하면 부딪치는 게 없어서 좋은 것일까. 아니다. 맞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하면 두 사람 마음의 거리는 평행선이든지 갈수록 벌어지게 된다.


손뼉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고 한다. 여기서 맞부딪친다는 것은 싸움을 지나 폭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마주 보고 생각의 다른 점을 알려야 오래 잘 살아나갈 수 있다. 가족 사이에 소통이 잘되면 좋겠지만 갈등이 있어도 맞부딪쳐서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같이 과정을 겪으면 건강한 가정이 될 수 있다. 심각한 상황은 순간 피하는 것이 지혜다. 그러나 계속되면 어리석은 일이다.


노인들 강의 시 아이스브레이킹 때 손뼉 박수로 시작한다. 손뼉, 손등, 주먹, 손가락을 치면 손에 열이 나고, 각 부위 별에 필요한 도움을 주며, 자극도 주고 흥이 나고 몸이 풀린다. 맞부딪쳐 자극이 있어야 건강한 이가 된다는데 버스 타고 오면서 인생이 지나간다. "아래, 위로 딱 딱해보세요 잘 맞는지~" 의사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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