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와 밀어내는 마음의 상관성

by 김정재


짜장면이 추억의 음식이듯 돈가스도 그러하다. 이제는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자주 먹던 음식이 아니었다. 경양식 집에나 가야 먹던 음식. 첫 애는 입덧으로 크림빵으로 살았고, 둘째는 돈가스 때문에 밥 냄새로부터 해방되었다. 처음 집에서 돈가스를 만들어 먹게 되었을 때의 환희! 생각보다 만들기가 쉬워서 당시 비디오 가게를 하는 동생이 바빠서 식사를 하기 힘들다 하여 완제품으로 갖다 날랐다. 재료로 만들어주어도 튀겨먹기 힘든 상황이었다. 요즈음은 집에서 만들지 않아도 마트에서 집에서 만든 것처럼 하여 판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파장할 때 가면 싸게 팔기에 내가 애용하는 코너 중 하나다.


최근에 돈가스를 튀기다가 불길이 높이 올랐던 적이 있는데 남편이 위험하니 앞으로 집에서 돈가스를 하지 말란다. '여태껏 잘 먹고는' 하면서 ‘사지 마’라는 말이 너무 섭섭하다. 그래도 먹고 싶어서 며칠 전 돈가스를 사 오는 것을 보고 화를 낸다. '사지 말랐는데' '난 먹고 싶은데''사 먹어' '......' 더 심해질 부부싸움이 될까 침묵하였다.


그런데 어제 남은 돈가스 한 조각이 있었는데 남편에게 아침에 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식탁 위에 내밀었다. '당신이 돈가스를 못하게 하니까 주고 싶지 않은가 봐' 그런데 왜 내밀었을까. 거절당한 마음은 오래 남는다. 음식뿐이 아니라 자녀가 하고자 하는 일에 부모가 반대를 하면 자녀는 다시 부모에게 자기 마음을 열고 동의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자녀와 부모 사이가 좋아도 거절당했던 기억은 움츠리게 한다. 다시 시도하기가 힘들고. 튀긴 음식이 있으면 주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밀어낸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하게 하는 것, 더구나 주방에서의 내 권한에 침입한 것이다.


나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 중의 한 명이다. 자녀를 키우는 방법에는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파르타 식으로 키우지 않을 것을... 자녀가 하고자 하는 방향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느라 서로가 얼마나 힘들었나! 물론 다시 돌아가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겠지. 그때는 자녀들이 너무 강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면 100% 지지하고 수용할까. 이제는 자녀들이 하겠다는 것을 막을 힘도 없고, 섭섭함으로 밀어내겠지.


요즘 상담에서 병원에서 약물 복용 중인 우울증 환자라고 많이 찾아온다. 거절, 거부당하면서 행동과 시도가 줄어들고, 눈치를 보게 되면 대인관계가 힘들어진다. 사회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우울증, 강박, 편집증으로 병가까지 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수용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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