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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Jan 05. 2022

남편, 내편

참지 말고 표현하기  

폭력과 싸움은 다르다. 싸움은 실력이 비슷해야 이루어진다. 비슷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맞고 끝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가정폭력이 된다. 싸움 없이(말다툼 포함), 대화하지 않고 10년을 지내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헤어져야겠다고 찾아온 내담자가 있었다. 아들을 부부 가운데 놓고 자면서 지냈는데 아들이 중학교 올라가니까 이제는 아들에게 이야기하고 헤어져야 하나라고 고민을 상담하러 왔다. 상담을 세 번 정도 하다가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상담을 할 수가 없다고 연락이 오면서 갑자기 끝난 경우가 있었다.  오래전 이야기인데 부부가 싸우는 것을 아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말하지 않고 대화 없이 참고 살다가  어느 날 폭탄이 터지듯 터진 것이다. 그 후 결과는 모르지만 (별거 또는 이혼)  상담하면서 부부관계가 힘들어 오시는 분들을 상담하면서 그 부부관계가 유지되었을까. 그 결과가 궁금해졌다. 


폭력보다 싸움이 낫다. 싸우게 될까 봐 대화를 안 하는 부부. 갈등이 심해지는 것이 두려워 무조건 상대 방말에 순응하는 경우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내랑 싸울까 봐 말을 하지 않는 남편이 있었다. 싸우는 패턴을 탐색하는데 남편이 A라는 결과를 원하여 이야기하면 아내는 A라는 것을 갖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해서 듣다가 안 듣는다. 화가 나서 다음부터는 아예 말을 안 하게 된다. 그래서 아내에게  다음부터는 결과를 먼저 이야기하고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남편은 본인이 이야기하면 '그게 아니고'라면서 아내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니까 입을 다물게 된다. 아내는 '아~그렇구나'라는 말을 해준 적이 없다.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이 이야기할 때 쳐다보지 않는다고 불평하면서 이야기했는데 '내용이 중요하지. 행동이 무슨 문제가 되는가'로 남편이 화를 내면서 반대의견을 표현했다.  그래서 소통방법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아이컨택 트을 이야기 했더니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하며 그렇게 소통하려면 싸우게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싸우는 게 낫다'. 싸워야 부부가 서로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불편해하는지 알 수 있다.


아내가 '조금 변화가 되었냐'에 '조금  변하려고 하기는 한다.'를 시큰둥하게 말하기에 '담배 10개피 피는 사람이 8개피로 조금 줄였어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어야 계속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그래도 변하려고 상담을 신청하시는 분은 손등이 손바닥이 되도록 변하기는 힘들어도 분명 관계가 좋아진다. 

노력하는 곳에 보상은 분명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 내편이 되어 줄 단 한 사람은 부부, 아내와 남편인 것이다. 노력 없이도 잘 살면 좋겠지만 그 복은 그리 쉽게, 많이 오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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