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순이가 아니었어'
교회에서 오늘 <신년 기도회>로 청평에 있는 00 금식기도원에 갔다. 연말연초 복잡한 심정인데 올해 첫 '기도원 가기'를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기침이 심해 민폐를 끼친다고 생각되어 안 가려 했으나 어제 약을 먹고 자서인지 속이 편했다. ‘아~ 가라는 말씀’이구나! 혹시 인원이 많아 못 타고 밀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약속 시간보다 20분 전에 갔지만 벌써 오신 분들이 대여섯 명이 되었다. 나이 드신 분들의 준비성!! 그 사이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그래도 여느 때처럼 봉고 두 대로 21명이 갔으니 평작이다. 작년 11월에는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가서 들뜨는 마음과 설렘, 또 늦게 도착해서 어수선하게 들어가서 산만한 예배를 드렸다. 이번에는 준비 예배부터 참석하여 경건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오늘 목사님은 코로나 전보다도 훨씬 전, 예전 부흥회 목사님처럼 좀 과하다 할 정도로 목소리와 액션은 불,호가 갈라질 정도였는데 사람이 변할 때는 ‘힘, 능력으로도 되지 않고 성령이어야만 변한다’가 주제였다. 어쨌든 나는 ‘감동이 있는 시간’이었는데 다른 분은 ‘나는 CTS 방송을 많이 듣는다’라는 말만 하셨다. 세련? 되지 않은 날? 것의 이미지가 불편하셨나 보다.
같이 갔던 분 중 한 분이 21명의 식사비를 내주셔서 감사히 대접받고,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산길을 조금만 올라가서 사진도 찍으며 소화시킨 후 돌아왔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한 세 사람은 쌍화차로 담소하며, 한 분은 교회 재건축 후 10년 만에 다시 친정인 본 교회로 오게 되기까지 불편했던 마음을 표현하였다.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염려하는 마음이어서, 우리도 다시 재정립해가는 도중이니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잘 적응해 가시라’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었다. 연말연시에 집에 있기만 하여 답답했는데,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기도원을 다녀오니, 마음도 편해지고 다시 재충전된 에너지가 내일을 향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힘을 준다. 역시 나는 ‘E’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