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기브 & 테이크'
< 형식도 중요하다 >
설 연휴가 4일 연속이 되자 큰집에서 모이는 행사가 어찌 될지 연락을 기다렸지만 말이 없어 톡을 했더니 '내일 9일에 만나면서'라고~. 소통 불통으로 남편도 모르는 약속으로 이어졌다. 아들 넷이 납골당에서 12시에 모이기로 된 것이라는데 남편만 몰랐던 것이다.
어찌 되었던 납골당에서 모여, 효도로 기도하고, 식사하고 한 달 후에 있을 막내 집의 결혼행사에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돌아가시기 전에도 아들 넷이 늘 다 모인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혼자 남은 어머님 모시고 생신, 설날과 추석, 시아버지 제사에 효도로 모였던 것이다. 시어머니 마음에 100점짜리 아들들은 아니었지만, 살아생전에 나름 최선의 효도를 하였다.
설날 아침에 우리 집은 독립한 딸이 집에 와서 아침 식사 후 인천 가족공원에 모신 친정부모님 만나러 갔다. 꽃을 사고 가면서, 많은 사람들 속에 떠 밀려가면서, 딸 둘은 우리에게 효도하느라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간 것이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딸들이라 단출하지만 이렇게 네 명이 효도하고, 효도받는 일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험한 세상에 가족끼리 칼부림 나는 일도 있고, 부모님 다 돌아가셔서 혼자인 경우도 있지만, 살다 지치면 가족이 눈물 닦아주고, 위로가 되는 역할을 서로 해줄 수 있는 부모, 자식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줄 수 있고 '기브 & 테이크' 효도가 되더라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형식이더라도 명절에 와서 얼굴 보고, 가는 짧은 시간도 '중요하다'라는 것이 새삼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오늘 하루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