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의 말을 비꼬며 알게 된 포기의 경제학
나는 썰어본 배추 포기 개수보다 하던 것을 포기해본 게 더 많다.
책 사놓고 몇 장 읽다 말기
새로운 취미 생활 갖겠다고 재료만 사놓고 방치해두기
다이어트는 입으로 하는 것
적금 만기 되기 전에 깨버리기
회사 관두기
헤가 바뀌고 벌써 두 달이 넘으니 여전히 나약한 내 모습을 보고 자책하게 된다.
난 정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든다는 처칠의 백 년 넘은 명언이
2017년의 나에게도 맞는 말인 건지 변명을 해본다.
오늘 영어학원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공부했다.
'그만두기'를 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그만두기'를 하면 즐겁다.
직장을 그만두면 안정적인 수익을 잃게 되고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포기하게 되면 다른 미래, 어쩌면 더 좋은 미래를 만날 수 없다.
To help us understand quitting, we look at a couple of key economic concepts in this episode: sunk cost and opportunity cost. Sunk cost is about the past – it’s the time or money or sweat equity you’ve put into a job or relationship or a project, and which makes quitting hard. Opportunity cost is about the future. It means that for every hour or dollar you spend on one thing, you’re giving up the opportunity to spend that hour or dollar on something else – something that might make your life better.
If only you weren’t so worried about the sunk cost. If only you could …. quit.
http://freakonomics.com/podcast/new-freakonomics-radio-podcast-the-upside-of-quitting/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된 기회들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회 자체 또는 그러한 기회가 갖는 가치
매몰비용(Sunk cost) : 어떤 선택의 번복 여부와 무관하게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가리키는 말이다.
[용어설명 - 네이버 지식백과]
쌓아 올린 땀과 노력, 자금 등이 아까워도 달라질 미래를 위해 그만둘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앞서 열거한 나의 '그만두기'들은 성과와 노력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매몰 비용이 거의 없긴 하다.
그러나 이 주제가 의미 있게 다가온 점은
'괜히 시간만 버렸다. 한 게 아무것도 없네.'
라는 생각으로 나의 포기를 인정해주지 않은 점을 반성하게 되었다.
결국 폭식을 했지만 운동을 배워본 것
돈을 모으는 것 대신 여행을 떠나 것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로 옮긴 것
나의 포기들이 모여 새로운 기회와 경험을 만들어냈다.
그동안의 비루한 포기들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