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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테나 Nov 26. 2016

가우디의 건축을 꼭! 직접! 보고 싶었다!

구엘 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가다.


언젠가부터 내게 스페인은 꿈의 나라였다!

후배가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간다고 할 때부터... '아! 맞아 거기 멋있다는 생각 했었는데... '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해서 가우디라는 천재 건축가를 알게 되고, 그의 성당이 아직도 지어지고 있으며, 그의 놀랍고 화려한 건축 사진들을 접하게 되면서, 꼭! 한번 그의 건축물을 내 눈으로 보고 싶었었다.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한 일은 여행 계획이었다. 벼르고 별러서 스페인 패키지여행을 신청했다. 미술관 전시회도 2~3시간씩 보는 내게, 스치듯 짧은 여행이었지만, 구성이 좋아서 나름 유익했다.



구엘 공원은 매우 넓었다. 패키지 시간으로는 다 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사진에서 봤던 그곳을 직접 볼 때의 느낌은 정말... 신선하다!

타일 예술은 어찌나 신비롭던지...

회오리 방식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렸다는 돌다리 기둥은 그 질감만으로도, 구석기부터, 중세와 현대를 아우르는 석조 술 최고봉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 주었고, 비스듬한 사다리꼴의 웅장한 균형감은 현대 과학으로도 재현할 수 없을 것 같은 매력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로 이 돌다리는 5톤 트럭이 지나가도 끄떡없다고 한다.)



특히 가우디의 타일 조각으로 꾸민 공원의 화려한 공간은 저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그 타일 무늬의 자유분방함과 조화로움은 샤갈 그림 속 화려한 색감의 꽃다발을 보는 듯, 아름다웠다!


가우디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서, 단 한 번도 똑같은 걸 만들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가 철공 장인인 덕분에, 건축학교에 다닐 때부터 철제 디자인으로 가우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학교 다니는 내내 유리공예 장인과 유명 조각가가 참여하는 건축 현장을 찾아다니며 생계를 유지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몸으로 익혔다. 건축 학교에서는 항상 교수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디자인을 제출해서 문제가 되는 골칫덩어리 학생이었지만, 졸업을 하고 나서는 최고의 건축가로 일찍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


가우디는 최초로 건축을 곡선으로 짓기 시작한 사람인데, 특히 리모델링하는 건물이나 새로 짓는 건물이나,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표현했다. 그래서 구엘공원의 의자는 파도치는 바다 무늬이고 그가 디자인한 <카사밀라>는 파도치는 건물 이미지에 검은 해초들이 춤을 추는 것 같은 철제 발코니를 하고 있다.


< 카사밀라 >
< 좌 : 가우디가 리모델링한 건물 / 우: 가우디가 세운 카사바트로 >


그가 평생을 바쳐 제작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 대 성당은 알려진 것처럼 지금도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 (가우디가 죽은 1926년 후, 100년이 되는 2026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지 가이드 말로는,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 스페인 사람들의 특성상,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된 속도로 볼 때, 그때까지 완공되리라고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성당의 꼭대기에는 12개의 탑이 12제자를 상징하며 세워질 것이고, 성당의 3면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고난과 영광을 상징하는 파사드로 꾸며질 것이다. 이중에, 가우디가 완성한 것은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와 탑 1개, 동쪽 벽면에 있는 예수 탄생의 파사드인데, 요셉과 마리아, 예수의 탄생과 목동, 동방박사들, 축복하는 천사들이 섬세하게 조각되어져 있다.



젊은 시절, 반교권주의자였던 가우디는 이 성당을 설계하고 몰두하면서 독실한 천주교 신자가 되었으며 죽기 전 10년 동안은 오로지 이 성당에만 매달렸다. 그는 천주교의 많은 상징을 이 성당의 설계에 담아내려고 했으며, 고딕 양식과 비잔틴 양식을 조화시키면서 교회 전체가 시대와 조화되는 진실의 상징, 예술작품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최고의 장인들로 하여금 만족스러울 때까지 만들고 또 만들었으며, 어느 하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없고, 돌 하나의 배치와 색감까지 생각하며 성당의 구조를 치밀하게 설계했다.


< 서쪽 성당벽면 고난의 파사드 >


가우디가 제작한 성당의 동쪽은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미가 더해진 사실적인 조각이 새겨져 있는 반면에, 가우디가 죽은 후 성당 공사 총책임자로 임명되었던 조각가 수비라치는 고난의 파사드를 새겨 놓은 서쪽 벽을, 마치 입체파 그림 같은  단순화시킨 조각들로 채워 다. 특히 예수님 얼굴은 양각이 아닌 음각 조각을 이용해서, 시선의 이동에도 예수의 얼굴 표정이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했다니 그 기발함이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이자 건축가였던 그였더라도, 가우디의 구상을 자기 마음대로 바꿔선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이후, 총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아름다움의 절정은 밖에 모습이 아니다.

치밀하고 과학적으로 아름답게 설계된 이 성당은 그 어떤 성당보다도 빛의 예술을 보여주는 곳으로 설계되었다. 실제로 가우디는 '모든 건축은 빛의 예술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 어떤 성당 내부보다 밝은, 성당의 내부는, 비잔틴의 돔 형식의 천장에 창을 내고, 스테인드글라스로 아름답게 채색된 고딕 양식의 길쭉한 창을 사방에 배치하면서 만들어진 인공과 자연 빛의 최상의 조합이었다. 또한 군데군데 조명을 설치하고, 성당  조명 설치까지 계산에 두었다니 가우디의 말대로 건축은 정말 빛의 예술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어떤 건축물보다 높은 탑을 쌓아 올리기 위해 성당의 기둥을 고민하던 가우디는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도중에 계시처럼 나뭇가지를 떠올리게 되고, 높은 탑의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는 나뭇가지 공법으로 엄청난 탑의 무게를 지탱하는 기둥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고 한다. 성당의 천장 쪽을 보면, 나뭇가지 같은 기둥들 사이로 가운데가 방사형으로 막힌 원형창들이 보이는데, 이것이 채광창이라고 한다. 성당이 완공되면 가리개를 걷어내고, 그곳으로 빛이 들어올 수 있게 한단다.



저 많은 채광창에 빛이 모두 쏟아진다고 상상을 해 보라!

하늘로부터 직선으로 쏟아져 내리는 신비로운 한 줄기 빛 아래, 황금빛 아우라를 뿜으며 공중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 거기에 2층 성가대석에서는 파이프 오르간에 맞춰, 천여 명의 성가대원들이 부르는 찬송가가 웅장하게 울려 퍼질 테니...  어떻게, 성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난, 신자는 아니지만, 그곳에서 미사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사람들에겐 눈물 나는 경험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제발~ 아름답게~ 가우디가 설계한 그대로~ 만들어 주시길... 그리고, 10여 년 뒤에 꼭 다시 그곳에 가볼 수 있게 되길... 바라고 바랍니다!



책 < 가우디 공간의 환상 - 다빈치 출판/가우디 저/이종석 옮김-> 참조.


여기 모든 사진은 V20으로 제가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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