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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테나 Dec 27. 2016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라!

행복하게 논술교사 하는 법 5.

솔직히, 논술교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거의 1년 동안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힘들었다.

해야 할 공부의 양이 많은 것도 있었지만, 그 보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전에 했던 일들은 작품을 연구한다거나, 사람들을 관리하고, 스케줄 화해서 진행하는 일이라 일정한 몇십 명의 사람들과 접촉하면 되는 일이었지만, 논술교사의 일은, 학생들과 관계, 학부모와의 관계, 또 회사 입장이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있어서, 사람들의 범위가 훨씬 다양하고 인원수도 많아서,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거기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거나 자신감이 없으면, 다른 일을 할 때도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이라 얼마 동안은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바쁘고, 내 나름대로 새롭게 연구하고 정리하고 질서를 갖추는 고민의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또, 아주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아서, 다시 한번, 이 일이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일인지, 아니면, 왜 하는 건지... 일에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3년쯤 되자,  이제는 새로 공부할 것도 많지 고, 학부모와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는 어느 정도 규칙이 세워져서 익숙해져 있었고, 나름 생각의 정리도 마무리되어, 열심히 일 한 만큼 수업도 많고, 바빠졌다. 주말엔 빠진 학생들 보강수업을 하거나, 고학년 수업을 하게 됐고, 토요일까지 일을 하다 보니, 일요일 하루 쉬는 것이, 쉬는 것 같지도 않게, 그냥 넋 놓고 있다 지나기 일 수가 되었다. 에너지가 점점 고갈되어 가는 몸을 일요일 하루에 간신히 충전시켜 다시 들고나가는 느낌이랄까...


난 어느새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우울과 자괴감에 빠져들기도 했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아이들은 더욱 짜증스럽게 느껴지고, 학부모들의 수업 외적 요구가 더욱 부당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으며, 실력이 늘지 않는 아이에 대해 내가 조금 더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나 스스로의 에너지 부족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게 들기도 했다. 마음이 힘들어지자, 몸도 이상이 오기 시작해서 건강도 안 좋아졌다.


그래서... 지점장님과 면담을 신청했다. 난 3개월 후에 3개월 정도 쉬겠다고... 미리 계획을 말했다. 그리고, 난 계획대로 3개월을 쉬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다.


3개월은 정말 빨리 지나갔다.

3년이 넘게 개인적인 스케줄은 거의 못하고, 여행 한 번 못 가본 직장생활이었기에 더욱 행복한 휴식이었다.

처음 한 달은 집을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는 데다, 휴식하는 여유에 취해 놀다 보니 어영부영 흘렀고, 2개월째부터는 못 봤던 책을 펼치는 여유를 부릴 수 있었고, 3개월 째는 건강 검진과 여행 등을 하며 휴가 마지막을 후회 없이 보냈다.


그러고 나니, 그때서야 좀,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비어 가는 통장에 위기감인가? 헛갈리기도 하지만... ^^;

어쨌든, 난 3개월 후, 칼 같이 복귀했고, 다시 논술교사 일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롭게 복귀한 나는 조금 달라졌다.

내 시간에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에 <자신과 고객, 모두 만족하는 업무 스타일을 만들어라!> 편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내가 벌고 싶은 월급을 벌면 됐다. 더 많이 벌기 위해 시간을 칼같이 재단하고 바쁘게 다니는 것보단, 내 맘에 들게 수업하는 여유를 갖는 게 더 좋았다. 그래서 그렇게 했고, 내가 할만하다는 학생 수가 되었을 때, 그 정도를 유지하며 일했다. 주말엔 되도록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제대로 된 여행은 못했지만, 1박 2일 지방 정도는 다닐만했다. 그리고, 교사들과 수다 떨며 회식을 하는 것을 즐겼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도 열심히 보며, 열띤 분석과 토론을 벌이는 행복한 취미를 함께 할 친구도 생겼다. 그래서... 더 즐거웠다.


우리가 일을 하는 것은 우리의 생활과 행복을 위해서이다. 하지만, 일에 빠져 있다 보면, 마치 영혼을 팔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일들 속에서 잃어버렸을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린 분명 생존과 행복을 위해 일 하는 것인데, 행복을 저당 잡힌 채 일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가장 긴 나라로 유명한 우리나라가 행복 만족도가 낮은 것도 이러한 이유와 관계가 있을 듯하다.


세계적인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행복은 진화의 산물이며 천연의 행복은 레몬의 신맛처럼 매우 구체적인 경험이다. 그러므로 강도보다는 얼마나 자주 경험하느냐가 중요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행복할 때는 통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음식을 먹을 때다'라고 말한다. 서은국 교수의 말처럼 행복이라는 감정은 딱 한번 눈물 나게 행복했다고 해서 영원히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우리가 인생의 긴 시간을 견디려면, 행복을 자주자주 만들어 내야 하고, 그것의 대부분은 사람들과의 관계성과 본능적 욕구(식욕, 성욕 등...)의 충족에서 온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주자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갖고, 친밀하고, 좋은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우리의 행복을 지킬 수 있도록,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더욱 나답게 해 줄 시간! 행복한 음식을 맛보고, 대화가 즐거운 상대랑 대화할 시간! 때론 나를 좀 더 창의적이고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멍 때리는 시간! 내가 편안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을 시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소한 경험을 나누며 함께 인생을 살아갈 시간! 우리는 그 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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