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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 Oct 11. 2016

푸시카르 100배 즐기기! 목걸이, 그림, 헤나

인도/푸시카르

                                                                              

누구는 당일치기로 끝낸다는 푸시카르. 우리는 1박을 계획하고 갔지만 3박 4일이 되어버렸다. 
가장 큰 이유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바자르를 거닐다 보니 Art Gallery라는 간판이 눈에 띄어 들어가 구경을 했다.


01. 그림 그리기

한 아저씨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해놓고 드로잉 클래스를 한다고 한다. 나는 그냥 구경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동생이 그림 그리기에 관심을 보였다. 아저씨가 먼저 우리에게 한국 사람이냐며 한국어를 물어본다. 한국어를 알려주니 힌디어를 알려준다. 그러더니 그림 한 번 안 배워보겠냐고 제안을 한다. 뭔가 먼저 해보자고는 잘 않는 동생인데, 관심을 보이더니 그림을 그리고 싶단다. 먼저 하자는 거 보니 정말 하고 싶은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이제까지 인도에서의 경비를 생각하면 엄청난 거금이었는데, 둘이 한다고 하니 파격적으로 흥정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인도의 매력..
시간제라고 해야 하나. 총 5시간을 그리는데, 원할 때 와서 그리면 된다. 3일 동안 2시간씩 와서 그려도 되고 하루에 몰아서 5시간을 그려도 된다. 아저씨가 중간에 4시 반에서 6시까지 집에 다녀온다고 했으니 그 시간만 피해서 아무 때나 방문하면 된다. 우리의 사랑방이 되어버린 아저씨의 갤러리.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시간이 더 재밌었다.

동생은 사진을 보고 그리고, 나는 핸드폰에 있는 엄마 아빠 사진을 보고 그렸다. 이때 그린 그림, 나름 만족!
생각해보니 이때부터 내 숨은 잠재력이 나온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림 그릴 팔자가 아니라며, 그림은 내 것이 아니라며 항상 멀리했지만 생각보다 잘 그려져서 재미를 느꼈다. 마지막에 픽서티브를 뿌려 마무리를 하곤 정성스럽게 돌돌 말아주셨다. 아저씨 말대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열어 집에 잘 보관하고 있는 우리의 작품들!
떠나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게 한글로 이렇게 써달라길래 포토숍으로 타이핑해주고 왔다. 지금 가면 걸려있으려나?
페이스북 친구도 맺었는데 여전히 열심히 그림을 그리시는 것 같다.






02. 이니셜 은목걸이 (비카스 실버 왈라)

푸쉬카르는 은이 유명하다. 그래서 은으로 만들어주는 이니셜 목걸이가 관광객의 필수 기념품인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길래 그림 아저씨에게 물어 찾아갔다. 바로 근처에 있었다. 툴시게스트하우스 들어가는 골목을 마주 보고 그림집골목이 오른쪽이면 여기는 왼쪽! 두세 집만 가면 바로 있다.

비카스의 은방 ㅋㅋ

이 친구가 비카스!

모든 것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하나는 목걸이로 엄마 선물, 나는 팔찌로 했다. 각 600루피를 주고 만들었다. 반지도 예뻐 보이던데 ㅎㅎ 다음엔 반지 하나 해야지!




03. 툴시네 헤나

두 번째 숙소는 툴시네였는데, 돌아다니다가 들어오니 이집 딸내미 뿌자가 헤나 이야기를 한다.
자기가 잘 한다면서 200루피에 해주겠다기에 아직 돌아갈 날이 많이 남았으니 해보기로 했다. 

옆에 그림을 놓고 보면서 슥슥 그리는데, 처음엔 이거 좀 비싼 거 아닌가 싶었지만 나중에 보니 이만큼 잘하는데도 잘 없더라. 결론은 여기서 한 헤나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 것!


저 헤나 한 팩을 다 쓸 정도로 진하게 예쁘게 해줘서 지워질 때도 예쁘게 지워졌다. 더 신기한 건 헤나 모양대로 탔다는 것.. ㅋㅋㅋㅋ 지워지니 그 모양대로 타서 뭔가 더 예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동생도 놀란 디테일. 엄청난 실력자였다. 하다가 졸 뻔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재밌게 받았다. 뿌자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도시에 있다며 부모님이 알면 큰일 난다고 하면서 나에게 살짝 이야기를 해준다. 처음 보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신이 나 보였다. 인도여자들의 삶은 어떨까. 속으로 생각해본다. 제약이 많아 답답할 것 같아 보이다가도 이렇게 해맑은 사람들을 보면 '진짜 행복하다는 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환경이 어떻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 감사하고 만족하는 것. 그게 인도인들의 행복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손등에만 하는 줄 알았는데 손을 뒤집더니 손바닥에도 해준다. 양쪽 다 디테일이 살아있다. 200루피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더 줘야 될 것 같았다. 인도에서 처음엔 비싼 것 같았는데, 받고 나니 그 정성과 성의에 대한 대가가 겨우 이거라는 게 미안해 더 줘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든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요것!
헤나를 하고 싶다면 무조건 툴시네 뿌자에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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