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루는 어땠어?
머릿속에 무거운 생각이 찾아왔어. 깊은 늪에 빠지기 전에 무작정 현관문을 나왔어. 가방에 작은 돗자리와 생수 한 병, 책 한 권을 챙겨서.
늦은 아침이었는데도 이동 중인 차량이 많았어. 내 발걸음은 유독 느렸고 차량의 속도는 꽤 빨랐어. 무거운 생각이 저 차처럼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내 발거음에 맞춰 날 따라오더라.
공원에 도착하니 나뭇가지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와 재잘거리는 새소리, 작은 곤충들이 움직이며 내는 풀소리가 들렸어. 그러고 보니 어느새 연하게 투명했던 초록빛이 햇살을 가득 머금은 녹색으로 물들었네.
63 빌딩과 아주 가까운 잔디밭에 돗자리를 펼쳤어. 이 빌딩이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새 더 높은 빌딩들이 생겼어. 그동안 내 키는 겨우 10cm 정도 자랐는데, 건축물은 100m 넘게 자랐구나.
햇빛은 기분 좋게 따스했어. 조금 미적지근해진 생수를 마시며 책을 읽었어. 책의 내용은 꽤 흥미로웠어.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 말이 참 위로가 되더라.
돌아오는 길에 예쁜 광경들을 보았어. 작은 새가 날갯짓하고 수면 위로 물고기가 튀어 오르고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드리우고 모습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법대로 살아가고 있었어.
집 현관문을 여는 순간 느꼈어. 무거운 생각은 스쳐 지나갔구나. 아마 햇살 아래 증발되었나 봐.
너는 오늘 어떤 생각을 스쳐 보냈어? 너의 하루는 어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