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느낀 순간
‘행복’이라는 단어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대체 행복이란 게 뭘까? 과거의 나라면 어떻게 정의했을까. 옛 기록을 들춰보았다. 유난히 꾹꾹 눌러쓴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완성된 인쇄물에 스테임플러를 찍는 순간 창 밖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어제저녁노을을 보며 컴퓨터를 켰는데 말이다. 오늘 느낀 이 기분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날이다. 밤샘작업 끝에 느낀 뿌듯함과 행복감에 벅차 두근거렸던 아침이다. 과거의 나의 순수함에 살짝 감동했다. 곱씹어보니 정서적 여유, 나와 주변 사람들의 건강, 경제적 능력 등 어느 정도의 조건이 갖추어져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감정이었다. 현실 속 나는 걱정보다는 여유로운 사람인 것 같아 한편으로 안심이 되기도 했다.
조금 가볍게 생각해 봤다. 사실 행복을 느꼈을 땐 수도 없이 많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사랑하는 이들과 수다를 떨었던 밤, 끝내주게 맛있는 커피를 마셨던 카페에서의 기억 등. 그리고 여기에 밤을 꼴딱 새운 그 새벽도 포함된다. 물론 밤샘 작업은 달갑지 않다. 여기서의 밤샘은 억지로가 아닌 자발적으로 집중해서 즐겁게 작업했던 시간을 의미할 것이다. 누가 강요하지 않았는데, 너무 신나 생각과 손을 멈출 수 없는 일이 있지 않은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일을 잠시라도 만났다는 게 참 축복인 것 같다. 그게 행복인 것 같다.
오늘은 커피와 함께 지새운 지난 새벽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적고 싶다.
‘당신은 언제 행복을 느꼈습니까?’
‘해와 달로 시간을 알아차릴 만큼 오랫동안 집중했던 그 순간이 행복했고, 결과물을 완성했을 때는 더욱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스스로 질문과 답을 내리며 자료를 만들던 그 새벽, 나는 잠 대신 행복을 채우고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