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한국 대학생 한명이 캄보디아에서 감금되어 고문 당한 후 사망했다는 뉴스가 떴다. 그 이후로 캄보디아 범죄 관련 뉴스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졌다. 실상은 대부분 비슷했다. 한국인 혹은 조선족이 해외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유혹한 후, 캄보디아에 자기발로 입국한 한국인을 범죄단지에 잡아 가두고 폭행한 후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주식 리딩방 업무를 시킨다는 것이다.
지금도 인터넷을 뒤져보면 이런 해외 고수익 알바 관련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이들이 노리는 타깃은 아마도 손쉽게 지푸라기를 잡는 사람들일게다. 도박으로 이미 빚을 졌거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할 희망은 안보이고(또는 그런 노력을 하고 싶지도 않고) 쉬운 일로 돈을 버는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우선 지푸라기라도 잡고 본다. 텔레마케팅으로 통화만 하면 월 천만원, 이천만원을 벌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속는셈 치고 가보자는 마음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줄은 몰랐을 것이다.
쏟아지는 뉴스를 살펴보면 납치 또는 감금된 피해자들 중 살아서 한국 땅을 다시 밟는 사람들은 극소수인 것으로 보인다. 한번 감금 되면 전기 고문을 당하고, 시도 때도 없이 폭행을 당하며, 무장 경비가 지키고 있는 기업형 범죄 단지를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겠는가.
국제엠네스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운영되는 기업형 범죄단지는 50여곳이 넘는다고 한다. 정식 조사된 것이 이정도면 실제로는 열배, 혹은 스무배 이상 많은 단지가 운영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건 캄보디아에 한한 데이터 추정치일 뿐이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을 합한다면 그 규모를 알기 어렵다.
캄보디아 드림은 쏟아지는 뉴스를 기반으로 김민재라는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엮은 스토리다. 속도감 있게 읽히도록 하기 위해 디테일을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민재는 평범한 인물이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수동적으로 구출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살아남아 탈출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괴물이 돼야 했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살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켜야만 하는 인물이다. 이 인물이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도록 만드는 범죄 조직의 교활한 운영 방식을 보여주고 싶었다. 탈출 후 후반부에서 민재가 벌이는 행동은 한국 정부나 인권 단체가 이렇게 움직여줬으면 하는 나의 소망이다.
지금도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글로 인해 누군가는 더 관심을 가지고, 누군가 한명쯤은 지옥행을 피할 수 있기를, 또한 정부가 조금이라도 더 피해자 구조와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